‘포수 사관학교’ 두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1.04.20 05: 04

 두산 베어스는 예전부터 ‘포수 사관학교’로 불렸다. 
프로야구 초창기 김경문, 조범현을 시작으로 두산은 뛰어난 포수를 많이 보유했고, 잘 키워냈다. 두산에서 타 팀으로 보낸 포수가 주전으로 자리잡은 사례도 많았다. 최근에만 하더라도 2017년 최재훈이 두산에서 뛰다가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양의지는 2018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고는 NC로 떠났다. 이흥련은 지난해 SK(현 SSG)로 트레이드됐다.  
꾸준히 포수를 떠나보내도 두산 안방은 문제가 없었다. 주전이 빠지면 백업이 성장해서 빈 자리를 메웠고, 뎁스는 항상 마련돼 있었다. 양의지가 떠난 뒤에는 박세혁이 안방을 든든하게 지켰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떠난 뒤 2019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우승 포수였다. 

경기종료 후 두산 김태형 감독이 장승현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그러나 박세혁은 지난 16일 LG전 도중 김대유의 투구에 불의의 헤드샷을 맞고 쓰러졌다. 우측 광대뼈 골절 부상, 박세혁은 19일 안와골절 수술을 받았다. 두산 구단은 “오는 22일 또는 23일 퇴원한다”고 밝혔다. 재활 기간 및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 최소 한 달 정도는 걸릴 전망.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이 돌아올 때까지 장승현(27)과 최용제(30) 두 명의 백업 포수들로 운영할 계획이다. 박세혁이 부상으로 쓰러진 뒤 장승현이 포수로 뛰고 있고, 최용제는 20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될 예정이다. 
김 감독은 “(장)승현이도, (최)용제도 괜찮다. 타격도 괜찮다. 승현이가 출장 비중이 많을 것이다. 승현이가 그동안 안 뛰다가 뛰면 체력적으로 힘들 것이다. 부담도 많이 될 것이다. 상황에 따라 용제랑 나눠 나가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세혁이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장승현은 1군 83경기, 최용제는 1군 32경기에 출장했다. 1군 경험은 부족하다. 장승현은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경험도 있다. 당시 24세 미만 선수들 중에서는 기량을 인정받았다.  
장승현은 18~19일 LG전에 선발 출장해 선발 최원준, 미란다와 호흡을 맞췄다. LG 타선은 2경기에서 2득점에 그쳤다. 제구 난조를 겪은 미란다를 잘 리드했고, 김태형 감독은 장승현을 향해 “어려운 상황에서 투수 리드를 침착하게 해냈다”고 칭찬했다. 
장승현과 최용제가 박세혁 만큼의 리드나 공격력을 단숨에 보여주기는 힘들 것이다. 수비에서 큰 실수만 없다면 괜찮다. 장승현은 지난해 타율 2할5푼(20타수 5안타), OPS .718을 기록했다. 올 시즌은 17타수 2안타(타율 .118)이다. 최용제는 지난해 타율 2할9푼5리(44타수 13안타), OPS .695를 기록했다.
장승현과 최용제 모두에게 기회의 시간이다. 동기부여가 된다. 게다가 김태형 감독은 선수를 강하게 키우는데 일가견이 있다. 주전들이 줄부상으로 빠지자, 김태형 감독은 백업 선수들을 불러 일침을 가했다. 그는 “누가 '포지션이 뭐냐'고 물어보면 '백업이다'고 말할 거냐. 기회가 오면 잡아내고, 이겨내서 주전 자리를 차지해야 한다. 백업으로 이 정도면 잘 했다고 만족하고 웃으며 집에 갈 일이 아니다”고 자극시켰다. 박세혁이 빠진 안방의 위기, 두산은 늘 그랬듯이 또 해답을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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