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영우’ 전배수 “자폐아 둔 부모와 많은 대화..부모는 다 똑같다”[인터뷰 종합]
OSEN 박판석 기자
발행 2022.08.19 07: 07

배우 전배수가 ‘우영우’에서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아빠 우광호로 가슴에 남는 연기를 펼쳤다. 두고두고 잊히지 않는 부성애를 보여준 전배수는 담담하게 감사함을 전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종영 인터뷰에 전배수가 함께 했다.
전배수는 촬영장에서 즐겁게 촬영했다. 전배수는 “8개월 정도 촬영을 했다. 제 역할은 법정에 들어가지 않는다. 김밥집에 있거나 촬영 횟수가 많지 않았다. 쫑파티를 가보니까 저도 티브이로 본 배우들이 많았다. 거의 박은빈과 많이 찍었다. 그래서 박은빈과 많이 친해졌다. 종영되니까 아쉽기도 하다. ‘오늘의 탐정’에서 박은빈을 괴롭히는 역할을 했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서 처음 만날 때 굉장히 반가웠다. 박은빈이 저랑 부녀 역할을 하면서 케미가 많이 좋았다. 촬영 때도 재미있었고 그랬다”라고 털어놨다.

스타빌리지엔터테인먼트 제공

전배수와 가장 오래 호흡을 맞춘 박은빈은 남다른 면이 있었다. 전배수는 “오미크론이 확산될 때, 코로나 걸려서 촬영에 지장이 있을 까 봐 식사도 혼자 따로 했다. 코로나 영향 때문에 어쩔 수 없었지만 조금 아쉽긴 했다. 촬영 현장에서는 박은빈이 우영우에 몰입해 있어야 하기 때문에 휴식시간에도 줄곧 집중하고 있었다. 저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존중을 해줬다. 애드리브를 할 만큼의 대본이 허술하지 않아서 애드리브를 하면 효과가 반감된다. 오히려 상황 자체를 보여주는 것보다 이상하게 조미료를 쳐서 안 좋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촬영할 때는 감독님과 상의해서 최대한 절제하면서 대본에 충실했다”라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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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경력의 전배수에게도 자폐스펙트럼 장애를 둔 딸과 연기는 쉽지 않았다. 전배수는 “연기할 때도 쉽지 않았다. 우영우와 연기할 때는 감정이 전달이 안되고 왔다 갔다 하지 않았다. 오히려 태수미나 한선영을 만날 때는 연기할 때는 편하다. 박은빈과 만날 때는 지금까지 해온 것과는 다른 연기였다. 벽에다 대고 이야기하는 기분이 들었다. 박은빈은 한 톤으로 이야기를 하고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니까. 테이크마다 제 스스로 감정이 왔다갔다한 부분이 있어서 힘들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저도 익숙해지고 저도 톤을 잡는 요령이 생겼다. 초반에는 매 테이크마다 감독님에게 물어봤다. 초반에는 저도 많이 힘들었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전배수는 특별한 부모라기보다 담담한 부모라는 생각으로 연기했다. 전배수는 “실제로 저희 동네에 스펙트럼 자폐를 가진 자폐아를 가진 부모님이 산다. 처음에 그 부모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저희 집에도 많이 놀러 왔다. 그 친구도 저희 애들하고도 잘 논다. 연구하고 그렇지는 않았다. 어머니하고 아버지 하고 그 친구에게 대하는 태도나 이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목격했다. 롤 모델이 그분들이었다. 드라마를 하기 전까지는 동네에 그런 친구가 있다고만 생각했지. 심각하게 생각한 적이 없다. 대본을 보고 자폐아가 제 딸인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자폐도 종류가 많다. 그 분과 그 친구는 다른 친구다. 그럼에도 어떤 종류의 자폐 부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사회성이 없는 친구와 같이 살고 있는 부모는 다 똑같은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들이 강하다. 웬만한 일에는 끄떡도 하지 않는다. 그런 것들을 참고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부모 마음은 다 똑같지 않을까 싶다. 아프니까 더 마음이 쓰이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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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품에서든 자기 몫을 해내는 전배수는 유인식 감독과 문지원 작가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전배수는 “편집을 정말 기기 막히게 잘한다. 우영우가 계단에서 넘어지고 병원에서 과거 태수미하고 우영우의 탄생 비화를 이야기한다. 그 대화가 끝나고 나서  복도에 저 혼자 쓸쓸하게 있었던 장면은 대본에 없었던 장면이다. 그날 감독님이 추가로 찍자고 했다. 찍을 때는 몰랐는데, 방송이 되고 보니까 그 장면을 거기에 넣어놓으니까 우광호가 우영우랑 있으면서 감췄던 외로움이 절절하게 느껴져서 무릎을 쳤다”라고 감탄했다.
또한 문지원 작가의 대본을 보면서 ‘동백꽃 필 무렵’의 임상춘 작가를 떠올렸다고 했다. 전배수는 “‘동백꽃 필 무렵’을 했을 때, 작가님이 써놓은 글이 좋으면 다른 생각이 안 든다. 그 글 자체가 살아있어서 그 글을 보자마자 영감이 떠오른다. 그 글 자체에 감정이 담겨 있다. 글에 감정을 추가할 필요가 없다. ‘우영우’의 대본이 비슷한 느낌이 있다. 어느 정도 톤으로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지라는 의심이 별로 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연극을 하고 드라마와 영화를 촬영하면서 배우로서 전배수의 소박한 꿈이 ‘우영우’를 통해 이뤄졌다. 전배수는 “배우가 꿈이었고 배우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인구의 회자되는 역사적인 드라마에 출연해서 그 한 꼭지에 있었으면 하는 희망이 있었다. ‘우영우’가 그 정도 하지 않을까 싶지 않다.  15%라는 시청률은 믿을 수가 없다. 제가 지금 촬영하고 있는 작품이 있다. 그 배우들도 전배수 나오니까 잘 되겠다고 하니까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박한 바람을 남겼다./pps2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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