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떠나는 2루수, 왕조의 키스톤 콤비 해체…“열정만큼은 기억에 남을 것”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9.30 10: 46

무려 15년 넘게 키스톤콤비로 호흡을 맞췄던 2루수 동료가 은퇴를 선언했다. 팀에 남은 유격수는 시원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두산 오재원(37)은 지난 28일 전격 은퇴를 선언하며 16년의 프로 생활을 마감하기로 했다. 선수가 먼저 구단에 정든 프로 유니폼을 벗겠다는 의사를 전했고, 두산이 선수의 뜻을 존중해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오재원의 은퇴식은 정규시즌 최종전인 내달 8일 잠실 키움전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오재원의 은퇴를 그 누구보다 아쉬워하면서 축하한 이가 있었으니 그와 함께 왕조의 키스톤콤비를 이뤘던 유격수 김재호(37)였다. 2004년 프로에 입단한 김재호는 3년 뒤인 2007년 1군에 데뷔한 오재원과 처음 프로 무대에서 만났다. 이후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부터 국가대표급 주전 키스톤콤비를 구축하며 두산 왕조 구축을 이끌었다. 김태형 감독은 최근 “오재원과 김재호가 둘이 같이 있으면 내야에 기가 느껴졌다”라고 화려했던 과거를 회상했다.

두산 김재호(좌)와 오재원 / OSEN DB

김재호는 절친답게 오재원의 은퇴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 최근 수원에서 만난 그는 “지난 번 2군에 가 있을 때 만났다. 그 때 현역생활을 마무리한다는 걸 알게 됐다. 오히려 오재원이 날 안쓰럽게 생각하더라”라고 말하며 웃었다.
김재호는 “아시다시피 그라운드에서는 정말 열정적인 선수였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반대로 타 팀 팬들에게는 많은 비난을 받았지만 선수로서 그런 매력을 가질 수 있는 게 쉽지 않다. 정말 좋은 선수였다”라고 오재원과 함께했던 시간을 되돌아봤다.
OSEN DB
이어 “그라운드에서 항상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많은 후배들이 배웠다. 그래서 좀 아쉽다. 선수생활도 마지막에 조금 아쉽게 끝났다”라며 “그래도 그 선수의 열정은 야구팬들의 기억에 남을 것으로 본다”라고 바라봤다.
2021시즌에 앞서 두산과 3년 25억원에 FA 계약한 김재호도 내년 시즌 계약이 만료된다. 올해 37살인 그 또한 은퇴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오재원의 은퇴를 바라보며 복잡미묘한 감정이 드는 게 당연했다.
김재호는 “은퇴는 자연스러운 거라고 생각한다. 경쟁력이 안 되면 당연히 뒤처지는 게 맞다”라며 “최대한 그라운드에서 많이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며 마무리하고 싶은데 쉽지가 않다. 몸 상태도 예전 같지 않다. 이겨내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데도 잘 안 된다. 그래서 팬들이 많이 실망하셨을 것이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두산은 김재호의 계약 만료가 1년 남은 현재 ‘포스트 김재호’ 찾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작년 1차 지명 안재석을 비롯해 박계범, 이유찬, 전민재 등이 경쟁 중인데 아직 눈에 띄는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김재호는 “누가 포스트 김재호가 될지 모르지만 누구든 간절함을 갖고 해줬으면 좋겠다”라며 “다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또 성적이 오를지 모른다. 지금 시기에 누가 더 야구를 집중하느냐에 따라 능력치가 올라가는 법이다. 이제 유격수 주전 경쟁은 그들의 몫”이라는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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