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김인식 화색, 김재박-유남호 침울
OSEN U05000014 기자
발행 2005.07.15 10: 37

최근 3년 사이에 사령탑이 바뀌지 않은 프로야구 구단은 김재박 감독의 현대 유니콘스 하나뿐이다. 그나마 SK 조범현 감독을 제외하고는 전부 최근 2년 사이에 물갈이가 됐다. 이 가운데 삼성과 한화는 올 시즌을 맞아 선동렬과 김인식 감독을 승격 내지는 영입했다. 8개 구단이 팀당 78~82게임씩 소화한 가운데 전반기가 마감됐다. 그러나 올 시즌 경기수가 종전 133게임에서 126게임으로 축소된 걸 고려하면 '전반전'이 끝난 게 아니라 ⅔를 소화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지금까지 드러난 성적을 토대로 놓고 봤을 때 가장 두드러진 팀은 공교롭게도 새 감독을 맞은 삼성과 한화였다. 김응룡 삼성 라이온즈 사장의 뒤를 이어 감독직을 물려받은 선 감독은 47승 32패 2무를 거둬 '예상대로'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위 두산과는 2.5경기 차이가 난다. 선 감독은 6월 이후 6연패 등에 빠지면서 부진했지만 5월까지 승률 7할을 웃도는 성적을 냈다. '병풍'으로 수석코치 시절이던 지난해 키워놓은 불펜진이 해체되다시피 했지만 오승환 안지만 등을 길러내면서 수비 위주의 '지키는 야구'로 성과를 봤다. 또 선 감독의 전반기 성공은 '일본식 야구가 한국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도 충분하다. 선 감독이 자신의 컬러에 맞게 스타군단 삼성을 개조했다면 김인식 한화 감독은 '순리의 야구'를 펼쳐 팀을 일약 3위로 끌어올렸다. 당초 한화는 "송진우만 무너지면 마운드가 없다"는 혹평을 받았으나 송진우가 시즌 중반 부상으로 빠졌는데도 정민철-김해님-문동환-최영필 등 선발진과 윤규진-정병희-지연규의 불펜진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줬다. 특히 고참 선수들이 "감독님 위해서 더 잘 뛰자"고 후배들을 독려할 정도로 벤치와 선수의 코드가 잘 맞는다. 이밖에 김경문 두산 감독은 비록 8연패로 주춤하기도 했지만 2년째 돌풍을 이어갔고 '뛰는 야구'를 기치로 내걸고 삼성 라이벌론을 편 이순철 LG 감독도 왈론드 이승호가 가세한 이후 바람을 탔다. '데이터 야구'의 조범현 SK 감독은 한때 꼴찌까지 처졌지만 부상병동인 팀을 잘 추슬러 4위와 5할승률 이상을 모두 달성했다. 올해로 롯데와 계약이 만료되는 양상문 롯데 감독은 초반 센세이션을 몰고 왔지만 올 시즌 최다연패인 9연패에 빠지면서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다. 양 감독은 에이스 손민한의 활용을 놓고 후반기 보다 고민을 할 것 같다. 그러나 "야구는 (재미보다) 승리가 우선"이라고 드러내놓고 말하는 김재박 현대 감독은 '역시 야구는 선수가 하는 것'이란 진리를 다시 한 번 체감케 했다. 현대는 박진만 이상렬 심정수 브룸바 등이 나가 공격은 물론 내야수비와 불펜의 구멍이 커졌고 정민태 김수경 오재영이 전부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7위까지 곤두박질쳤다. 현대의 창단 이래 최악의 시즌은 97년으로 당시 6위에 그친 바 있다. 이밖에 지난해 감독을 바꿔 포스트시즌에 겨우 합류했던 기아는 '삼성과 양강'이란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을 무색하게 전반기를 꼴찌로 마쳐 유남호 감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정연석 기자 yschung62@osen.co.kr [Copyright ⓒ OSEN(www.ose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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