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벤종영]‘베토벤’, 배우 작가 연출진의 ‘절묘한 바이러스’
OSEN 기자
발행 2008.11.13 08: 28

절묘한 오케스트라 3중주다. 작가와 감독, 배우들이 똘똘 뭉친, ‘베토벤 바이러스’(이하 베바)는 그렇게 12일 드라마의 마지막 장을 담담히 연주해냈다. 은퇴한 연주자나 아마추어로 급조된 석란시향이 지휘자 강건우(강마에)의 지도로 음악에 대한 열정과 실력을 키우게 된다는 내용을 그린 ‘베바’는 딱딱한 클래식을 소재로 대중성을 살릴 수 있었다는 측면에서 성공한 국내 첫 음악 휴먼 드라마라는 평이다. 흔한 한국 드라마의 병폐인 ‘출생의 비밀’, ‘신데렐라 이야기’, ‘재벌’ 이야기 코드 등도 드라마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여기에 홍진아-홍자람 작가의 탄탄한 대본과 이재규 감독의 실험적인 연출력, 냉정하고 까칠한 지휘자 강마에로 변신한 김명민을 비롯, 이지아 장근석 그 외 여러 조연들의 연기가 드라마 안에 잘 어우러졌다. 더욱이 ‘베바’가 딱딱한 클래식 소재만으로도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그 속에 따뜻한 인간애를 녹여내는 것을 잃어버리지 않았던 데에 있다. 각각의 오케스트라 단원마다 자신의 꿈을 실현하려는 소시민의 도전을 그리면서 평범한 일상에서 누리는 잔잔한 행복을 조명했다. 하지만 개인의 희망과 좌절이 두드러지면서 작품의 중심이 되는 오케스트라의 성장 이야기가 구심점을 잃었다는 평가가 일기도 했다. 이는 매회 감동의 연주를 선사하기에는 제작시간과 비용이 충분치 못한 드라마 제작 현실과 맞닿아 있다. 흔히 시청률을 떠나 작품성만으로 가치를 인정받고 ‘폐인(드라마에 극단적으로 심취해있는 열혈팬)’을 양산해내는 드라마를 일컬어 ‘명품드라마’라고 지칭된다. ‘베바’는 이런 작품성에 대중성,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으며 ‘명품 드라마’ 계보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의학 드라마’ ‘법학 드라마’에 이어 ‘음악 드라마’라는 전문적인 타이틀을 추가하며 시청자들의 새로운 장르 추구 욕구에 한걸음 도약하는 면모를 보인 ‘베토벤 바이러스’다. y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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