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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부상 없는' 히어로즈, '트레이너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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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필주 기자]"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일을 지켜주는 것이다". 히어로즈가 치열한 4강 싸움에서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큰 부상없이 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올 시즌은 각 구단이 사고로 인한 어쩔 수 없는 부상은 제외하더라도 유독 주축 선수들의 전력이탈이 심했다. 최근 KIA 윤석민, 롯데 강민호 등이 중요한 시기에 전력에서 이탈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히어로즈는 지난 4월 전준호, 7월 허준이 각각 손가락 골절과 무릎 인대 파열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하지만 둘 모두 트레이너로서도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 그 외는 부상 때문에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예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히어로즈 선수단은 자체적으로 뚜렷한 전력보강 없이도 여전히 4강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 "선수들의 몸관리를 맡고 있는 트레이너의 힘"을 들고 있다. 이런 평가에 "할 일을 했을 뿐인데 민망하다"는 이지풍(31) 수석 트레이너는 "히어로즈에는 나 뿐만 아니라 안영태, 이상섭(이상 1군), 박종곤, 노건우(이상 2군) 트레이너가 함께 일하고 있다. 1군, 2군 관계 없이 이들이 함께 고생한 덕분이라 생각한다"고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웃었다. 분명한 신념이 있었다. 이 트레이너는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휴식일을 지키는 것이다. 선수가 피로하면 집중력을 잃게 되고 자연스럽게 부상 위험은 높아진다"며 "현대 때부터 아직까지 한 번도 월요일에 훈련을 한 적이 없다. 이런 휴식에 대한 중요성은 코칭스태프나 선수들 마인드 속에 깊게 심어져 있다"고 말했다. 결국 몸이 지치지 않아야 제대로 된 능력을 오랫동안 발휘할 수 있다는 데 굳은 믿음을 갖고 있었다. 이 트레이너는 "히어로즈 트레이닝의 기본은 현대에서 비롯됐고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님(현 LG)께서 모든 세팅을 해놓은 것"이라며 "선수들이 웨이트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잘알고 있어 스스로 알아서 열심히 훈련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트레이닝법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이 트레이너는 "이번 시즌에 앞서 새로운 방식의 트레이닝 방법을 도입해봤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밝은 표정을 지었다. 시즌에 앞서 그는 스프링캠프 때부터 웨이트 트레이닝과 밸런스 훈련을 한꺼번에 실시하는 새로운 트레이닝법을 선수들에게 소개했다. 각 부위의 근육을 하나하나 키워 몸을 만든 뒤 밸런스 훈련을 통해 각자 포지션에 맞는 감각을 유지하는 것이 보통이다. 처음에는 기존 훈련 방식을 흐트릴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첫 대상이었던 베테랑 타자 이숭용이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자 다른 선수들도 하나 둘씩 따라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 트레이너는 "올해는 이 훈련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한 시즌을 보냈을 뿐이다. 내년, 내후년까지 선수들을 지켜봐야 괜찮은지를 알 수 있다. 그만큼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코칭스태프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신뢰도 히어로즈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에 큰 힘이 됐다. '감독은 한 명이라도 더 쓰고 싶어하고, 아픈 선수는 되도록 못 뛰게 말리는 것이 트레이너의 기본적인 차이'다. 하지만 이 트레이너는 "김시진 감독님은 긴박한 순위싸움 속에서도 '하루 쉬어야 한다'고 말씀드리면 '2~3일 푹 쉬게 하라'고 하신다"며 "우리팀에는 베테랑들이 많아 교감하기가 편하고 감독님이 트레이너와의 역할을 많이 강조하시는 만큼 코칭스태프와 의사소통이 잘된다"고 말했다. 이 트레이너는 태어날 때부터 야구와 인연을 가지고 태어났다. 롯데의 홈인 '구도' 부산에서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살았기 때문에 야구와 뗄래야 뗄 수가 없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일은 초등학교(당평초) 2학년 어느 날 아버지가 토요일 갑자기 찾아오셨다. 2교시를 마쳤을 때였는데 나는 바로 조퇴 조치돼 아버지 손에 이끌려 곧바로 사직야구장으로 가야했다. 롯데와 해태의 대결로 기억한다"며 웃었다. 중학교(개성중) 1학년 때 야구가 하고 싶어 야구부에 지원해 테스트를 받았다. 하지만 당시 키도 크지 않았고 돈도 없어서 포기했다. 개금고를 졸업한 그는 지난 1997년 고려대 체육교육과에 입학했다. 이후 군대 가기 직전 스포츠지에 실린 야구트레이너 관련 기자를 보고 '이런 직업도 있구나'라는 생각에 트레이너가 되리라 결심했다. 군 제대 후인 2002년에는 직접 용병들과 의사소통에 나서야겠다는 생각에 캐나다 어학연수를 다녀올 정도였다. 그는 2005년 현대 입단 후 이제 어엿한 6년차 트레이너가 됐다. "김용일 트레이닝 코치님 제자로서 많은 것을 배웠다. 특히 트레이너로서 가져야 할 열정은 본받아야 할 것 같다"며 애써 자신을 낮춘 그는 "다른 종목 트레이너에 비해 시즌은 길고 쉬는 날도 제대로 없다. 박봉의 봉급과 대우는 형편이 없지만 앞으로 계속 발전하리라는 희망을 안고 일한다"고 트레이너로서의 자부심을 숨기지 않았다. letmeout@osen.co.kr <사진>왼쪽부터 안영태, 이지풍, 이상섭 트레이너./히어로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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