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홈런' 양의지, 두산이 발견한 '화수분 포'
OSEN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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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한 번 쌓아 주는거야. 얼마 안 있어 2군으로 내려갈 지도 모르는 데 개막을 1군에서 맞으면 좋은 경험이잖아". 불과 나흘 전 감독의 이야기와 젊은 포수의 활약상이 겹치며 재미있는 상황이 펼쳐졌다. 지난해 11월 21일 경찰청을 제대하고 복귀한 포수 양의지(23. 두산 베어스)가 데뷔 첫 1군 선발 출장에서 제대로 사고를 쳤다. 양의지는 30일 목동구장에서 벌어진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해 2회 선제 결승 좌월 투런으로 데뷔 첫 홈런을 때려낸 뒤 6회서도 좌월 쐐기 솔로포(비거리 110m)를 날리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안타가 모두 홈런이었으며 선발 김선우(33)의 6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를 견인한 것도 7-2 승리의 대단한 수훈이었다. 특히 양의지는 김경문 감독이 당장 크게 기대하지는 않은 선수였기에 30일 활약상이 더욱 깜짝놀랄 만 했다. 시즌 개막 이틀 전인 25일 개막 엔트리를 짜놓은 김 감독은 포수 4명을 넣으며 양의지의 이름을 더했다. "당장 무언가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다만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서 개막을 맞고, 덕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것이 선수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서다. 얼마 안 있어 2군에 갈 수도 있겠지만".(웃음) 2006년 광주 진흥고를 졸업하고 2차 5순위로 두산에 입단해 김현수, 민병헌 등과 입단동기이기도 한 양의지는 지난 28일 잠실 KIA전서 2회 최승환(32)을 대신해 마스크를 쓴 뒤 경기 첫 타석에서는 안타를 때려내며 1군 첫 안타를 신고했다. 30일 경기 전 만난 양의지는 '첫 안타를 축하한다'라는 말에 "첫 안타도 기쁘지만 팀이 어려운 경기를 이겨 그게 더 기뻤다"라며 진지하게 '방송용 멘트'를 이야기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솔직한 심경이 나왔다. "그 때 갑자기 호출하셨지만 그렇게 당황하지는 않았어요. 약간 긴장되기는 했어도 '나도 1군 무대를 밟는구나'라는 생각에 몸이 붕 뜨는 기분이랄까. 되게 좋았어요".(웃음) 그리고 그는 올 시즌 두 번째 1군 경기서 대형 사고를 쳤다. 결정적인 홈런 두 방으로 경찰청 시절 '걸리면 대책없던' 타격을 다시 보여준 것. 지난해 양의지는 경찰청에서 3할6푼6리의 고타율을 자랑했다. 2군 시절부터 자기 스트라이크 존은 확실히 알고 때리던 타자다. 경찰청 2년 선배인 최형우(삼성)는 제대 후 포수 자리를 잃었으나 팀의 새 주포로 우뚝 서며 생애 첫 신인왕 타이틀을 획득했다. 결코 쉽지 않은 두산의 안방마님 경쟁 속에서 양의지는 포수 자리를 지키는 동시에 정기적인 출장 기회까지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30일 오후 목동야구장에서 열렸다. 개막 2연전을 모두 승리한 넥센과 두산의 경기서 어느 팀이 연승을 이어갈지가 관심거리다. 6회초 1사 양의지가 촤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치고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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