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단골' 정대현, "축하전화 한 통 없더라"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09.07 10: 34

"미필자 마음까지 충분히 품고 아시안게임에 나가겠다".
'소리없이 강한 잠수함'이 또 한 번 병역혜택 브로커로 나선다. '국가대표 단골손님'이자 'SK 여왕벌'로 탄탄한 입지를 굳힌 정대현(32)이 첫 아시안게임 출장에 금메달에 대한 강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6일 발표된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정대현은 "아무도 축하전화를 해주지 않더라"면서 "아내도 내가 말해서 알게 됐지만 '축하한다'는 말도 없다"며 섭섭함이 살짝 섞인 농담으로 반가움을 표시했다.

어느덧 정대현에게 태극마크는 당연한 것이었다.
정대현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 처음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경희대 4학년이던 유일한 아마추어 정대현에게는 의심의 눈초리가 가득했다. 실제로 140km에도 미치지 못하는 구속에 위력적인 구위를 지닌 것도 아니었다. 쟁쟁한 마운드 속에 그저 유망주 한 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두 번의 미국전에서 위력을 발산했다. 비록 두 번 모두 패하긴 했으나 13⅓이닝 동안 1.3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만큼 강력한 파워를 탑재한 미국 타선을 잠재웠다. 결국 5승 4패로 동메달을 목에 건 정대현은 롯데 손민한, SK 이승호와 함께 병역면제 혜택을 받는데 성공했다.
2001년 SK에 입단한 정대현은 2002년 쿠바대륙칸컵(준우승), 2006년 제 1회 WBC(4강), 2007년 베이징올림픽 예선(2위) 및 2008년 본선(금메달), 2009년 제 2회 WBC(준우승)를 통해 확실한 입지를 굳혔다.
정대현은 "올림픽 등 다른 대회는 많이 나가봤지만 아직 아시안게임에는 나가 보지 못했다. 그래서 더 나가고 싶었다"고 말하면서도 "이승호, 정우람, 나주환이 얼마나 가고 싶어했는지 같은 팀이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대표팀 탈락을 옆에서 지켜보며 더 안타까웠다. 나 역시 나가고 싶어도 선택되지 못해 속이 상하는 경험을 많이 했다. 그런 미필자들의 마음을 가슴 속에 품고 반드시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컨디션도 최상이다. 무릎 수술에 따른 재활로 5월에야 팀에 합류한 정대현이었다. 그러나 이후 26경기 동안 무자책점 행진을 펼치는 등 42경기에서 0.9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1승 1패 7홀드 4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는 정대현이지만 이닝 당 출루허용이 0.80, 피안타율이 1할8푼8리에 불과하다.
'완벽함'을 지향하는 정대현 스스로도 만족하고 있다. "무릎 통증도 이제는 거의 없다. 밸런스도 좋아졌고, 싱커 컨트롤도 시즌 초반에 비해 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내년 시즌 후 FA로 풀리는 베테랑 정대현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고 광저우에서도 잘해서 많은 후배들이 혜택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다짐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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