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 "여성스러움? 나름 보여드렸는데, 하하"[인터뷰]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0.09.15 07: 34

 파격, 카리스마, 강렬한 에너지, 실력파 아이돌.
 걸그룹 2NE1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실제로 2NE1은 최근 발표한 정규1집 앨범 ‘투 애니원(To Anyone)’에서 당당하고 거친 음악들을 전면에 내세워 화려하게 컴백했다. 뮤직비디오와 무대에는 쫙 달라붙는 가죽바지, 정글 콘셉트의 인디언 분장, 미래적인 느낌의 세트장이 연이어 등장했다. 데뷔 당시부터 줄기차게 따라붙었던 ‘차별화된 걸그룹’, ‘악동 걸그룹’ 타이틀이 무색하지 않음을 입증한 것.
 그러나 최근 OSEN과 만난 2NE1은 자신감 넘치되 겸손했고, 발랄하되 진지했다. 이들은 “실제로 만나보니 우리가 예상보다 덜 무섭게 생기지 않았느냐”며 수줍게 웃었다.

 
 # 안무 참여도, 쑥쑥 높였다
 
 선배그룹 빅뱅에 이어 ‘실력파 아이돌’ 수식어를 단 2NE1은 직접 트렌드를 제시하고 앞서나가는 걸그룹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멤버들은 이번 앨범에 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스태프와 함께 작업했다. 안무는 거의 모든 동작이 멤버들의 손을 거쳤다.
 “솔직히 음악은 워낙 훌륭하니까 우리가 믿고 따르는 편이에요. 하지만 음악을 만드실 때, 끝없이 저희 의견을 묻고 또 반영해주시죠. 의상도 다 같이 정해요. 이번에 우리 참여도가 높아진 건 안무인데요. 외국 댄서분들이 오시면 안무를 함께 짰어요. 특히 ‘캔트 노바디(Can’t nobody),’나 ‘고 어웨이(Go away)’는 우리의 손이 많이 갔어요. 저희가 무대 위에서 즐기며 할 수 있는 동작 위주로 했죠.” (씨엘)
 비교적 멤버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부분은 CD 재킷이다. 멤버들은 이마저도 욕심을 냈다.
 “재킷은 우리 음악을 포장하는 거잖아요. 그 포장까지도 저희가 직접 한번 해보고 싶어요.” (씨엘)
 최근 모 PD는 “걸그룹들이 다 비슷비슷한데, 2NE1은 알아보겠더라”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칭찬이고, 또 어떻게 보면 살짝 기분이 나쁠 수도 있다. 이 말을 전했더니 2NE1도 웃는다.
 “우리가 차별화됐다고 평해주시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해요. 이미지부터 다르긴 하잖아요.(웃음) 좋게 생각할래요. 다른 것 뿐이지, 틀린 건 아니잖아요.” (씨엘)
 방송이 끝난 후 온라인 게시판 모니터도 꼼꼼히 하는 편이다. 일부 악플이 있긴 하지만, 속상해 하진 않는다.
 “가끔 제가 봐도 이상하게 나온 사진이 있긴 해요.(웃음) 그런데 그런 건 저의 진짜 모습이 아니니까 크게 와닿진 않아요.”(씨엘)
 “악플보다 무플이 더 서럽던데요? 모든 걸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했어요.”(민지)
 
# 여성스러움도 우리 색깔로 
 
 2NE1의 선배그룹 빅뱅은 데뷔 초기,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특유의 ‘수줍음’이 있다고 했었다. 외부 아티스트와의 교류가 많지 않은 편이라 방송국이나 신문사에서 너무 어색하다는 것. 2NE1은 자신들이 빅뱅보다 더 그렇다고 털어놓는다.
 “아직도 너무 어색해요. 이번 컴백 때도 대기실에서는 구석에 서있었거든요. 우리가 진짜 못하는 게 예능이에요. 정말 너무 어려워요. 그냥 우리는 음악만 하자고 했을 정도예요.”(씨엘)
 “무대 밖에서 보면 우리가 좀 바보 같을 때가 있어요. 허당 같다는 소리도 많이 듣고.”(산다라) 
 다른 걸그룹처럼 여성스럽고 가냘픈 모습을 무대에서 보여주고 싶을 때는 없을까. 멤버들은 나름대로 이미 했었다며 큰소리다.
 “저희 나름대로는 했었어요. 보는 분들은 파워풀하다고 했지만.(웃음)”(산다라)
 “여성스러운 걸 하고 싶고, 또 할 것이고, 또 이미 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아마 그게 우리 식으로 해석이 됐을 거예요. 여성스러운 멜로디나 가사를 불러도 우리 색깔을 잃을 것 같진 않아요. 우린 그냥 실력 얘기를 해주시는 게 제일 좋아요.”(씨엘)
 
# 1위보다는 트렌드 선도가 목표
 
 2NE1은 이례적으로 ‘캔트 노바디’, ‘고 어웨이’, ‘박수쳐’ 등 수록곡 세 곡을 모두 타이틀곡으로 정하고, 동시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음원차트 1~3위가 모두 2NE1의 타이틀곡으로 ‘도배’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멤버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부담감이 컸다. 2NE1은 긴장감에 압도되지 않고, 자신들 스스로 무대를 즐겨야 한다고 자기 최면을 걸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긴장이 많이 됐죠. 첫 곡 녹화가 끝나고 ‘우리 이래서는 안된다’고 했어요. 우리가 먼저 즐겨야 음악이 전달된다고요. 결국 나중에는 정신을 놓고 즐겼어요. 너무 즐거운 것 같아 TV모니터를 하면서 많이 웃었을 정도로요.”(산다라)
 리더 씨엘은 화기애애한 회사 분위기에 공을 돌렸다. 세 곡의 무대와 뮤직비디오를 준비하면서도 계속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는 것.
 “테디 오빠도 저희를 진심으로 아껴주시고, 우리 음악을 만드시면서 많이 즐거워하세요. 의상 준비도 정말 힘들거든요. 보통 컴백 때보다 세배의 의상을 만들어야 하는 건데 항상 웃으시면서 일하시고. 안무도 다른 선배들이 활동 중임에도 불구하고, 저희에게 많이 신경써주셔서 정말 기분 좋게 일했어요. 팀워크가 너무 좋아요.” (씨엘)
 이미 1위를 휩쓴 2NE1의 이번 목표는 트렌드 선도다. 음악, 의상, 스타일 모두 대중을 즐겁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이번 앨범 곡들을 모두 다 무대에서 잘 전달해드렸으면 좋겠어요. 1위를 하는 것보다 우리를 보셨을 때 무대가 즐거운 게 더 중요하죠. 패션 등 또 다른 요소들로도 즐거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이 즐거울 수 있는데 우리가 아주 조금의 영향이나마 미칠 수 있다면 영광일 것 같아요.” (씨엘)
 
rinny@osen.co.kr
<사진>YG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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