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장비 지원' 손승락, "신혼여행 경비 줄여 보탰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1.01 07: 43

"와이프가 더 좋아하더라".
몽골 국가대표팀 지원 소식으로 야구계에 잔잔한 감동을 선사했던 넥센 손승락(28)이 자신의 신혼여행 경비까지 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몽골국가대표팀이 배트 하나만 가지고 참가했다는 뉴스를 들었다"는 손승락은 "도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때 아내도 '왜 몽골 대표팀이 배트가 하나 뿐이냐'며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서로 상의한 끝에 신혼여행 경비를 조금 줄여 돕기로 했다. 비용이 얼마 안되더라도 돕자는데 생각을 같이했다. 아내가 더 좋아해서 내 기분도 좋다"고 흐뭇해 했다.

손승락은 지난 4일 미스코리아 출신으로 이화여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미모의 재원 김유성 씨를 아내로 맞이했다. 신혼여행을 다녀 온 손승락은 결혼 전 이야기한 것을 실천에 옮겼다.
몽골대표팀을 돕기 위해 허구연 야구발전 실행위원장에게 조언을 구한 끝에 대한야구협회를 통하면 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에 손승락은 지난 20일 중고 글러브 21개(일반 16개, 1루수 미트 2개, 포수 미트 3개)와 양귀 헬멧 6개, 포수 장비 1세트(가슴, 무릎 보호대, 마스크), 배트 12자루(나무 배트 10자루, 알루미늄 배트 2자루), 야구공(JUGS) 120개 등을 협회로 보냈다.
손승락은 "우리도 야구를 막 시작할 때 미국이나 일본의 도움을 많이 받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제 우리가 야구로서는 강대국 중 한 나라가 된 만큼 다른 나라 야구를 도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야구 용품 기증 배경을 설명했다.
또 손승락은 "제 스폰서를 해주시는 야구용품사인 골드볼파크 사장님께서 흔쾌히 함께 하자며 도움을 주셨다. 외국 야구팀들은 새 글러브보다는 중고 글러브를 더 좋아한다고 해서 그에 맞게 장비를 사고 구했다"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손승락은 "사실 이렇게 언론에 보도될 정도인 줄 몰랐다. 선수들이 몽골 대표팀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해서 다들 돕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내가 처음이라고 협회에서 장비 사진까지 찍어서 나와 정말 쑥쓰럽다. 이렇게 알려져 조금 민망하기도 하다"고 웃기도 했다.
또 협회를 통해 몽골야구협회(MNBF)가 '손승락 선수에게 고맙다. 몽골야구 발전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전해 들은 손승락은 "여건이 된다면 계속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승락의 이번 기부는 야구 선수가 자발적으로 나선 첫 사례. 이를 통해 야구계에도 기부 문화가 확산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경찰청 군복무 후 올해 복귀한 손승락은 26세이브로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3500만 원이던 연봉까지 구단 역대 최고인 271.4% 인상률로 1억 3000만 원까지 급상승했다. 다음 시즌에는 선발 전환을 시도한다.
 
기부문화 기폭제의 바탕을 마련한 손승락이 선발로도 성공적으로 연착륙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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