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선-정재원, 안산공고의 또 다른 얼굴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02 10: 08

안산공고를 대표하는 선수는 SK 에이스 김광현이다. 대한민국 최고 투수 중 하나로 성장한 김광현은 안산공고의 자랑스런 얼굴이다. 하지만 안산공고를 빛내는 얼굴은 김광현만이 전부가 아니다. 화려한 빛을 보는 곳은 아닐지라도, 음지에서 묵묵히 활약하는 또 다른 얼굴들이 있다. 바로 삼성 우완 이우선(28)과 한화 사이드암 정재원(27)이 그들이다.
이우선과 정재원은 2004년 함께 안산공고를 졸업한 동기생이다. 나이는 이우선이 한 살 많지만 제물포고에서 안산공고로 전학오면서 1년 유급했다. 자연스럽게 한 살 어린 정재원과 동기가 됐다. 말은 놓지만 그래도 정재원이 이우선을 형이라고 부른다. 당시 선수층이 얇았던 안산공고에서 이우선과 정재원은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정재원은 "그때도 우선이형은 공이 빠르지 않아도 제구가 좋았다"고 떠올렸고, 이우선도 "재원이가 공이 더 좋았다. 에이스였다"고 회상했다.
졸업 후 정재원은 2차지명을 받은 한화로 입단했고, 이우선은 성균관대로 진학한 뒤 2009년 신고선수로 삼성에 입단했다. 두 선수 모두 시작은 초라했다. 정재원은 안산공고가 배출한 1호 프로 선수였으나 적응에 애를 먹었다. 부상까지 겹쳐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우선은 대학 졸업 후 어떤 팀으로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어렵게 신고선수로나마 프로 무대에 발을 디딜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단호한 결의가 있었다.

프로에서 먼저 빛을 본 건 이우선이었다. 2009년 신고선수로 입단했지만 2군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그해 중반부터 정식선수로 등록돼 1군 무대에 올랐다. 그해 선발로 나와 2승을 거두며 깜짝 활약했다. 이후부터 1군의 한 자리를 꾸준하게 지키고 있다. 정재원도 2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2009년 기회를 잡았으나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하지만 2군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뒤 지난해 가을부터 부쩍 좋아졌다.
올해 두 선수는 함께 날고 있다. 이우선은 9경기 모두 구원으로 나와 평균자책점 0.90을 기록 중이다. 10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밖에 허용치 않았다. 필승계투조는 아니지만 뒤지고 있는 경기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고 집중력있는 피칭을 한 결과다. 정재원도 12경기에서 1승3홀드 평균자책점 1.98로 활약하고 있다. 한화의 필승계투조로 중요할 순간에 기용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주축 선수가 된 것이다.
이우선은 "나는 패전처리지만 재원이는 한화의 필승계투조 아닌가. 요즘 잘 나가서 그런지 인사도 받아주지 않더라"며 농담을 던졌다. 정재원은 "우선이 형도 잘하고 있다. 함께 계속 잘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우선과 정재원의 우정어린 활약 속에 안산공고 야구부의 명성도 나날이 드높아지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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