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투수가 결승타' 진기록, 한국은 몇 번?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6.22 08: 44

[OSEN=이대호 인턴기자] 지난 17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인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클리프 리(33)는 플로리다 말린스를 맞아 9이닝 2피안타 완봉을 달성했다. 클리프 리는 타석에서도 0-0으로 맞선 4회 2루타로 결승 타점을 올렸다. 선수 한 명이 투타에서 경기를 결정지은 것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센트럴리그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어 투수가 타석에 들어와야 한다. 그래서 간혹 그 날의 승리투수가 결승타점을 기록하는 일도 있다. 하지만 한국 프로야구는 지명타자를 두고 있어 좀처럼 보기 힘든 희귀한 기록이다. 하지만 이러한 진귀한 기록을 달성한 선수가 세 명이나 있다.
▲ 투타만능 김성한…1982년 두 차례 달성

역대 최고의 타자나 역대 최고의 투수를 한 명씩만 뽑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역대 최고 '투타자'를 선정하면 단연 해태(현 KIA) 김성한을 꼽을 수 있다. 김성한은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 투수로는 10승 5패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고 타자로 나서서는 3할5리의 타율에 13홈런을 날렸다. 지금까지 단 한 명뿐이자 앞으로도 나오기 거의 불가능한 '3할-10승' 클럽의 회원이다.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날도 타석에 섰기에 김성한은 1982년 두 차례 승리투수-결승타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해 5월 15일 삼성과의 광주 경기서 김성한은 황규봉을 상대로 6회 우전안타로 결승타점을 뽑아냈다. 그로부터 11일 후인 5월 26일, 김성한은 MBC(현 LG)와의 동대문 경기서 4-4로 맞선 7회 이광권을 상대로 결승 2루타를 때려냈다. 투타 모두에 능한 김성한이었기에 가능한 기록이었다'
▲ '한국시리즈 4승' 최동원의 '화려한 휴가'
1984년은 말 그대로 롯데 최동원의 해였다. 페넌트레이스서 27승 13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2.40을 기록하며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고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서 혼자 4승을 쓸어 담는 믿기 힘든 활약을 펼치며 롯데를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그해 최동원은 타석에서도 타점을 올리며 스스로 승리를 챙긴 적이 있다.
그해 8월 16일 MBC와의 구덕 경기서 롯데는 경기 초반 지명타자가 불가피하게 수비에 들어가 선발 최동원이 타석에 들어가게 됐다. 양 팀이 1-1로 맞선 4회 롯데 공격, 2사에 주자가 나가자 MBC는 투수 최동원과 승부하기 위해 다음 타자를 걸린다. 하지만 타석에 들어선 최동원은 상대 투수 좌완 유종겸의 공을 받아 쳐 우익수 쪽 2루타로 결승 2타점을 올렸다. 최동원은 자신의 점수를 끝까지 지켜 결국 승리투수가 됐다.
▲ '타자가 투수까지' 김재박의 역투
앞의 두 선수가 원래 투수로 뛰다 타석에 들어선 것이라면, 김재박은 반대로 타자로 경기에 출전했다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1985년 7월 27일 MBC와 삼성과의 잠실 경기서 1-1로 맞선 10회 1사 만루의 위기를 맞자 고 김동엽 감독은 유격수 김재박을 투수로 투입시켰다. 김재박은 단 2구만에 상대 타자 이해창을 병살타로 깔끔하게 잡아냈다.
이어 MBC는 10회 마지막 반격에서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 선 김재박은 상대 투수 김시진을 상대로 깨끗한 끝내기 중전 안타를 기록했다. 이로서 김재박은 한국 프로야구에 ‘마지막 승리투수-결승타점’을 기록한 선수로 남게 됐다.
▲ 결승타가 아니라 해도…타점을 기록한 투수들
위의 세 명을 제외하고 타석에서 타점을 기록한 투수는 5명이 더 있다. 현재 두산 2군 투수코치로 있는 윤석환은 1985년 6월 9일 삼성 권영호로부터 2타점 2루타를 뽑아내며 세이브 까지 챙겼다. 한용덕은 빙그레 시절인 1992년 4월 19일 태평양과의 경기서 정명원에게 안타를 뽑아 타점을 올렸다. 그 경기서 한용덕은 완투승을 거뒀다.
'야쿠르트의 수호신' 임창용은 해태 시절인 1998년 4월 27일 OB(현 두산)전서 진필중을 상대로 2타점 2루타를 기록했다. 한화 송진우는 2001년 6월 3일 LG전서 그 해 투수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신윤호에게 안타를 뽑아내며 타점을 올렸다. 가장 최근의 투수 타점은 2005년 나왔다. 두산 조현근은 2005년 6월 7일 삼성전서 박성훈에게 2타점 3루타를 기록했다.
cleanupp@osen.co.kr
<사진>김재박-임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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