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덜랜드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지동원이 집념의 득점포를 터트리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대표팀은 2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1차전 레바논과 경기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캡틴' 박주영의 활약에 힘입어 6-0으로 승리했다. 한국은 레바논과 역대 전적서 6승 1무로 절대적인 우위를 이어갔다. 한국은 오는 7일 쿠웨이트와 2차전을 갖는다.
대표팀은 유럽파가 주축 선수로 활약하고 있지만 올시즌 초반 소속팀서 출전 기회가 적은 상황이다. 선덜랜드로 이적한 지동원은 올 시즌 두 경기 교체 출전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조광래 감독은 지동원의 경기 감각이나 상태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지동원이 대표팀서 자리를 잡은 것은 지난 1월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 당시 지동원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최전방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움켜쥐었다. 지동원은 최전방과 좌측 터치 라인을 줄기차게 오가는 플레이에 능하다. 2011 아시안컵에서 지동원은 이러한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며 조광래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지동원은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로 이적했다.
하지만 이적한 후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2경기 교체 출전에 그치면서 경기 감각이 걱정됐다. 아니라 다를까. 이날 경기서도 초반에는 무뎌긴 경기감각을 완벽하게 이끌어 내지 못했다. 박주영(아스날) 남태희(발랑시엔)와 포지션 스위치를 통해 기회를 엿봤지만 특별한 상황은 없었다.
그러나 지동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끈질긴 집념을 바탕으로 공격진에서 버텨냈고 골을 터트렸다. 후반 21분 문전 혼전 상황서 지동원은 대표팀의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남태희가 날린 왼발슛을 키퍼가 막았고 리바운드된 공을 지동원이 골에어리어 왼쪽서 헤딩골로 연결했다.
지동원의 집념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달려 들었고 말 그대로 머리로 밀고 들어간 격이었다. 그리고 지동원은 후반 39분에도 상대의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황을 놓치지 않고 두 번째 득점포를 터트렸다.
집념이 만들어낸 골은 지동원에게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선덜랜드서 겪고 있는 힘겨운 주전 경쟁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다짐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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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양=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