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형저메'의 진실을 밝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11.17 09: 03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35)이 '형저메' 논란에 대한 진실을 공개했다.
소문의 발단은 5년 전이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에 발탁된 이승엽이 최희섭의 타격에 대해 조언하려고 하자 "형! 저 메이저리거에요"라고 거절했다는 것. 한 주간지가 이 내용을 보도했고 팬들은 줄임말인 '형저메'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최희섭이 부진할 때면 '형저메'라는 비아냥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승엽은 지난 16일 OSEN과 인터뷰에서 "알려진 것과 다르다"고 해명에 나섰다.

당시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자. 이승엽을 비롯한 최희섭, 그리고 김태균이 대회를 앞두고 내야 수비 훈련을 하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한국, 미국, 일본 3국에서 뛰던 이들이 1루 베이스 앞에 모인 것이다. 수비 코치의 내야 펑고 때 최희섭과 김태균이 조용히 공만 받자 이승엽은 "애들아. 소리도 조금 내면서 파이팅 외쳐야지"라고 말했다.
그러자 최희섭은 "메이저리그에서는 소리 안 내는데요"라고 말한 것이 주변에 있던 베테랑 선수들의 귀에 들어가면서 '형저메'라는 우스갯소리가 만들어졌다.
이승엽은 "당시 (최)희섭이가 메이저리그와 한국의 야구 스타일이 다르다는 의미에서 내게 "미국에서는 이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한 게 "형! 저 메이저리거에요"라고 와전됐다"고 밝혔다.
그동안 '형저메'라는 비난에 시달렸던 최희섭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이승엽은 "내 입장이 어떻겠냐"고 목소리를 높인 뒤 "희섭이와 함께 시카고 컵스 스프링 캠프에서 함께 훈련하기도 했는데 '형저메' 사건 이후 내가 아주 곤란했다. 사실이 그렇지 않은데. 그렇다고 언론에 먼저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희섭이가 많이 힘들었을 텐데 본의 아니게 미안하더라. 아마도 희섭이도 내 마음을 잘 알고 있을 것". 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 사건의 진실을 밝힌 덕분일까. 이승엽은 오랫동안 자신을 짓누른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듯한 표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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