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LG 무성의한 태도에 FA들 다 떠나” 아쉬움 토로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1.11.25 00: 04

14년간 몸담았던 정든 팀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조인성(36)이 LG 트윈스와의 협상 과정을 돌아보며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FA(자유계약선수) 선수들의 가치가 유난스레 폭등한 올해 각 구단들이 나름대로 열과 성을 다해 선수들을 잡으려고 했지만 실무자들이 어떤 태도로 선수들과 협상에 임했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 경우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소속 선수 3명을 모두 다른 구단에 내준 LG 구단의 충격은 생각보다 큰 것으로 보인다. 내상을 심하게 입었다는 얘기다.
LG의 FA 3인방 가운데 송신영(한화 이글스), 이택근(넥센 히어로즈)에 이어 마지막으로 SK 와이번스로 말을 갈아탄 조인성은 “19일(우선협상 마지막 날) 오후 7시에 구단 측과 협상을 갖고 잠실구장 주차장 승용차 안에서 밤 12시까지 기다렸지만 전화 한 통 없었다. 약간의 변화만 있어도 계약을 하려고 했는데 아무런 언질도 주지 않아 어쩔 수 없었다”고 협상의 마지막 순간을 돌아보았다.

조인성, “LG 무성의한 태도에 FA들 다 떠나” 아쉬움 토로

조인성은 “협상 실무자가 선수의 가치와 성적을 따지지 않고 팀 성적만 얘기했다. FA로 대표선수까지 한 선수(이택근을 지칭)를 어린아이 취급을 하고, ‘변동사항이 있으면 미리 얘기해 달라(송신영을 지칭)’는 선수에게는 ‘XX 떨지마라’며 윽박지르듯이 말했다고 들었다. FA 선수는 야구 실력으로 평가해줘야 마땅하고 어느 정도 예우를 해줘야하는데 LG는 그러지 않았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인성은 SK 이적의 이유에 대해 “물론 조건이 중요했다. LG는 연봉을 깎고 나왔다. 나는 든든한 백업포수가 있는 다른 팀 포수와는 환경이 달랐던 점과 3분의 2만 뛰더라도 중요한 게임을 책임질 수밖에 없는 구조, 2년간의 성적 등을 상세히 설명했지만 먹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인성은 “심지어는 일부 코치들까지 ‘총 맞았나, 인성이 데려가게’라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 그들도 다들 힘 떨어져서 은퇴를 한 처진데, 앞으로 내가 후배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그들을 통해 배우게 됐다”고 서운한 마음도 토로했다.
조인성은 “SK로 가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박철영 배터리코치님 때문이다. 박 코치님은 예전에 LG에 같이 있을 때부터 내가 힘들 때마다 항상 힘이 돼주신 분이다”고 속마음을 드러냈다.
항간의 지명타자 전향설에 대해 조인성은 “나를 어떻게 기용하는가는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고유권한이다. 나로선 공격이든 수비든, 지명타자든 포수든 1루든지 간에 어느 포지션을 맡겨도 소화해낼 자신이 있다”면서도 “욕심은 당연히 포수다. 경쟁하다보면  (포수) 기회를 주실 것이라고 본다”고 주전 포수 경쟁에 은근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조인성은 “SK 이적은 야구 인생의 위기이자 터닝 포인트로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힘이 있다. 3년 후에도 그라운드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2004년 시즌 후 LG를 떠나 SK에서 성공신화를 썼던 신일고 동기인 김재현처럼, 조인성이 SK에서 또 다른 성공사례를 일궈낼 수 있을 것인가. 답은 그의 의지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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