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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년의 기다림', 이대수의 GG 꿈





[OSEN=박현철 기자] 10년 전 한 프로 구단의 연습생은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바라보며 말없이 '저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라는 막연한 꿈을 꾸었다. 그리고 10년 후. 그는 당당한 '3할 유격수' 명함을 들고 꿈이 현실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주전 유격수 이대수(30)가 생애 처음으로 현실화된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향해 조심스레 손을 뻗고 있다.

이대수는 올 시즌 122경기에 출장해 3할1리 8홈런 50타점 8도루 10실책을 기록하며 최약체로 분류되었던 한화의 돌풍 주역이 되었다. 국내 최고 좌완 에이스 류현진이 부상으로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전열 이탈했음을 감안하면 좌완 계투 박정진과 함께 투타 최고 수훈 선수로 꼽힌 선수가 바로 이대수다.

1999년 말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쌍방울의 신고 선수, 이른바 '연습생'으로 프로 문을 두드렸으나 쌍방울의 공중분해로 1년을 꼬박 쉬었던 이대수. 2001년 SK 신고선수로 어렵게 프로 무대 입성에 성공한 이대수는 2006년부터 SK의 주전 유격수로 활약하며 비로소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듬해 두산으로 이적해서는 팀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공헌, 내실있는 활약을 펼친 유격수로 인정받았던 이대수다.

그러나 그는 2009시즌 상무에서 돌아 온 손시헌에게 자리를 내준 뒤 그 해 11월 한화로 트레이드되었다. 지난해 한여름 고전하며 2할3푼2리 7홈런 37타점 5실책으로 타격 정확성 면에서 아쉬움을 비췄던 이대수는 올 시즌 타율을 7푼 가까이 끌어올리며 생애 첫 시즌 3할을 달성했다. 실책도 골든글러브 경쟁자 중 김선빈(KIA, 98경기 9실책)에 이어 두 번째로 적다.

"최고의 한 해를 보낸 만큼 기뻤습니다. 다만 '왜 이제서야 체력의 중요성을 제대로 깨달았을까'라는 아쉬움도 들더군요. 그동안 기술 연마에 집중하느라 체력을 키우는 데는 소홀했던 부분이 있었는데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갖춰도 강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플레이를 펼칠 수 없으니까요. 만족스러운 시즌이지만 '좀 더 체력의 중요성을 일찍 깨달았더라면'하는 아쉬움이 드는 한 해였습니다".

지난해 강정호(넥센)는 물론 1984~1985년 김재박(당시 MBC), 1994년과 1996~1997년 이종범(당시 해태, KIA), 2001년과 2007년 박진만(당시 현대-삼성, SK)은 '3할 유격수'로서 골든글러브를 어렵지 않게 손에 넣었다. 올 시즌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끈 동시에 이대수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삼성 주전 유격수 김상수의 성적은 128경기 2할7푼8리 2홈런 47타점 29도루 22실책. 팀 성적 면에서 차이가 있으나 최약체로 평가받은 팀을 공동 6위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이대수에게 골든글러브 경쟁은 충분히 승산 있는 게임이다.

"함께 하는 모든 후보들이 정말 좋은 선수들이에요. 솔직히 시즌 마지막 경기만 해도 그렇게 큰 욕심은 없었습니다. 시즌 중반만 해도 골든글러브는 생각도 못하고 그저 한 경기 한 경기 잘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그렇게 좋은 성적을 기록하게 될 줄은".

잠시 말을 끊은 이대수는 수화기 너머로 큰 숨을 몰아쉬었다. "솔직히 욕심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요. 특히나 제게는 더욱 간절한 골든글러브이기도 해요". 그는 10년 전 자신의 기억을 떠올렸다.
 

"2001년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갔던 적이 있어요. 그 때 시상식장 분위기와 무대에 서서 수상소감을 이야기하는 선수들을 보면서 저도 꿈을 꿨습니다. '나도 저 무대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그렇게 꿈을 꿨는데 딱 10년째가 되었네요. 만약 제가 받지 못하더라도 골든글러브의 주인공에게 진심으로 축하할 겁니다".

골든글러브 시상 결과와 상관없이 이대수의 야구는 끝나지 않는다. 다음 시즌도, 그리고 앞으로도 많은 경기에 출장하며 제 기량을 떨치고 싶은 욕심이 크기 때문이다. 평소 술, 담배를 즐기지 않는 이대수는 '반짝 선수'가 되지 않겠다는 각오를 더욱 진중한 목소리로 전했다.

"3할 유격수라는 기대치는 다음 시즌에도 이어질 겁니다. 올해 3할을 기록했는데 성적이 쭉 떨어지면 그저 반짝 활약을 펼친 데 그치니 안주할 수가 없더라고요. 그 모습을 유지하면서 더 좋은 팀 성적을 올리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한화로 이적하면서 '여기가 정말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왔는데 앞으로도 독하게 야구하려고요".(웃음) 한 팀의 어엿한 주전 유격수이자 두 아이의 아빠가 된 '신시도 소년'은 그렇게 자신을 담금질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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