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행' 윤지웅, "그냥 기분이 묘하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1.12.06 16: 07

"그냥 기분이 묘하네요".
넥센 히어로즈 좌완 투수 윤지웅(23)은 특유의 덤덤한 말투 속에서도 살짝 흥분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윤지웅은 지난달 21일 넥센과 FA 계약을 맺은 이택근(31)의 보상선수로 6일 이택근의 원소속팀이었던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았다.

윤지웅은 2011년 동의대를 졸업한 뒤 넥센에 1라운드로 지명된 유망주다. 좌완이라는 장점과 안정된 제구력을 가지고 있다. 올 시즌 1군에서 좌완 원포인트 임무를 맡아 53경기에 등판해 28⅔이닝 동안 2승무패 9홀드 평균자책점 4.09를 기록했다.
윤지웅은 보상선수 지명 후 OSEN과의 통화에서 "LG 전화를 받았는데 '축하한다'고 해주셨다. 하지만 팀에서 1년 동안 적응하고 그랬는데 떠나게 돼서 먼저 어리둥절했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윤지웅은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그냥.. 기분이 묘하네요"라며 웃었다.
하지만 윤지웅은 입단 때부터 워낙 생각이 많고 성숙한 선수로 알려져 있었던 것처럼 프로 데뷔 첫 이적이라는 큰 일을 겪고도 크게 놀라거나 당황하지 않았다. 부산 집에 머물고 있다가 뜻밖의 소식을 접했지만 "워낙 어렸을 때부터 사람을 많이 떠나보냈다. 나도 언젠가 떠날 수 있지 않나. 놀라긴 했지만 덤덤해졌다. 내일 아침 7시에 서울로 가서 LG 구단을 방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지웅은 보호선수 20명 안에 들어가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당연히 군입대 선수니까 안 묶일 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올해 크게 임팩트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서 보호선수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았다"고 냉정하게 자평했다. 그는 오히려 "나와 나성용이 이번 보상선수 중 처음이라고 들었다. 좋은 기회 주시는 거니까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다만 팀 동료를 떠나야 한다는 사실은 담담한 그에게도 슬픈 일이다. 윤지웅은 "얼마 전에 (문)성현이와 이번에 입단하는 (지)재옥이를 만나서 2년 뒤에 다시 만나면 잘해보자고 이야기했다. 특히 성현이는 어리지만 프로 선배답게 이것저것 챙겨줬고 형제 같은 사이인데 다시 멀어지게 돼서 아쉽다. 하지만 같은 서울팀이고 다시 만날 수 있으니까 괜찮다"고 아쉬움을 달랬다.
마지막으로 윤지웅은 "LG에는 팬이 많다고 들었다. 팬들이 있기에 내가 야구를 할 수 있다. 내가 못하면 비난하시는 건 당연하다고 본다. 원래 어디서든 내 할일만 잘 하자는 주의다. LG에서도 팬들에게 응원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LG로 향하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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