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 '미다스'들의 2011 전망, 얼마나 맞았나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12.21 10: 18

 2011년 가요계는 유력 가요관계자들이 예측한 대로 진행됐다. 복병은 없었다.
지난 연말 OSEN이 대형기획사 대표 및 유명 프로듀서를 상대로 조사한 2011년 예상 트렌드는 '해외에선 아이돌이 더 큰 인기를 모으고, 국내에선 아이돌 반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올해 가요계는 해외에서 아이돌로 'K-POP 전성시대'를 열었고, 국내에서 '숨은 고수 찾기'가 신드롬을 이뤘다.
당시 가요계 '미다스'들이 예측한 2011년 대표적인 현상으로는 ▲아이돌 그룹의 수적 팽창 ▲일레트로닉 음악에 대한 반작용 ▲아이돌 중심의 아시아 시장 통합 등이 있는데, 그 예상이 적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아이돌 그룹의 수적 팽창
코어콘텐츠의 김광수 대표는 지난해 "2010년 아이돌이 절정이 아니었을까 했는데, 아직도 데뷔에 임박한 그룹들이 정말 많다"면서 "2011년 데뷔를 할 걸그룹은 적어도 두 배 이상에 이르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었다.
실제로 그랬다. 국내 빅3 기획사가 신인그룹 론칭을 잠깐 쉬는 사이, 이를 따라잡으려는 중소 기획사들이 수많은 신인 아이돌그룹을 내놓았다. 유명 프로듀서와 호흡을 맞추고, 데뷔와 동시에 유튜브에서 인기를 얻는 등, K-POP의 뜨거운 열기 덕을 많이 봤다.
1월 신인 첫 테이프를 끊은 달샤벳부터 세계적인 프로듀서 테디 라일리가 프로듀싱을 맡아 수위 높은 섹시함을 강조한 라니아, 혼혈 멤버가 소속돼 온라인에서 큰 반향을 이끈 쇼콜라 등 각종 걸그룹을 비롯해, 꽃미남 보이그룹으로 이름을 알린 보이프렌드, 차세대 힙합그룹으로 떠오른 MIB, 하지원의 지원사격을 등에 업은 더블에이 등 남성 그룹들도 다수 출현했다.
그래도 이들은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에는 성공한 케이스. 거의 매주마다 새로운 아이돌 그룹들이 데뷔전을 치렀는데, 살아남은 이는 이들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들 중 또 소수만이 내년 '궤도'에 진입할 전망. 내년에는 대형기획사에서도 나란히 새 그룹들을 선보일 예정이라, 경쟁은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 일레트로닉 음악에 대한 반작용
 
신예 그룹들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가요계 많은 관계자들이 계속 쏟아져나올 아이돌그룹과 이들이 주로 선택하는 일레트로닉 음악에 대한 대중의 피로를 예상했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은 "HOT-핑클이 아이돌그룹을 주도한 후 비슷비슷한 그룹이 많이 나왔다. 그러자, 박효신-휘성-빅마마 등의 실력파가 인기를 얻었다. 또 비슷비슷한 발라드 가수들이 많아지자 빅뱅-원더걸스가 아이돌 그룹 시대를 열었다. 이제 다시 다른 양상이 올 수 있다. 아이돌이라는 틀 자체는 계속 가겠지만 2009~2010년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었다. 로엔엔터테인먼트의 조영철 제작이사도 "아이유의 선전 등 공장형 아이돌에 대한 반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대형기획사의 아이돌 위주 시장은 계속되겠지만, 다른 형태의 가수가 2010년보다는 더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었다.
이를 먼저 캐치한 건 MBC였다. MBC는 '나는 가수다'를 통해 지난 상반기 가요트렌드를 바꿔놓았다. 숨은 고수 임재범을 등장시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고, 김범수, 박정현, 윤도현 등 실력 있는 가수들을 재조명했다. 김건모의 재도전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았으나 미션곡들은 음원차트를 도배했고, 온라인에선 기계음 위주의 아이돌그룹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왔다.
보컬을 강조한 오디션 열풍도 계속됐다. MBC '위대한 탄생'이 성공적으로 문을 열었고, 엠넷 '슈퍼스타K3'의 인기도 여전했다.
그러나 이미 인기그룹 대열에 올라선 아이돌 그룹의 위력을 반감시키진 못했다. 2NE1은 발표하는 신곡마다 음원차트를 '올킬'했고, 원더걸스도 화려하게 컴백했다.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도 대형그룹 답게 이름값을 해냈으며, 비스트가 정상급으로 올라선데 이어 인피니트도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했다.
음악을 다룬 예능프로그램들이 '다소 질린다'는 평을 받으며 시청률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는데, 내년 상반기 대형 아이돌그룹들이 다수 데뷔할 예정이라, 2012년 가요 트렌드는 쉽게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 아이돌 중심의 아시아 시장 통합
예상대로, 대형 아이돌 그룹들은 아시아를 제패했다.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홍승성 대표는 지난해 "2010년이 신한류의 교두보였다면, 2011년과 2012년은 피크일 것"이라면서 "그룹들의 현지 활동이 보다 활발해질 것이다. 우리나라의 내수시장이 좁아서 경쟁이 치열하고 끝없이 해외로 눈을 돌리기 때문에, 이같은 한류는 앞으로도 쭉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었다.
특히 K-POP 공연의 전성기가 예고됐었다. SM엔터테인먼트의 김영민 대표는 "가수들의 공연이 활성화되고 있다. 공연 수입 구조가 달라지면서, 2011년에는 SM의 포트폴리오에도 지각변동이 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는 현실로 나타났다. SM엔터테인먼트는 프랑스 파리에서 공연을 개최, K-POP의 역사를 새로 썼고, 이후 일본 도쿄돔 공연과 미국 뉴욕 메디슨 스퀘어 공연으로 K-POP의 위상을 입증시켰다. SM 뿐 아니라 JYJ가 독일과 스페인을, 큐브가 영국과 브라질을 다녀오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앨범, 세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순위 등에 한국 가수의 이름이 올라도 그리 어색하지 않았으며, 빅뱅은 유럽 MTV 뮤직어워드에서도 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내년에도 K-POP 붐은 계속될 전망. 유튜브로만 보던 남미-유럽팬들의 열렬한 반응을 몸으로 체험하고 돌아온 아이돌그룹들은 모두 '2012 월드투어'를 목표로 하고 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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