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범, 끊이지 않는 트러블 '누구 잘못?'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12.27 16: 35

가수 임재범의 '고해' 관련 논란으로, 공동작곡의 개념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작곡가끼리 동등하게 의견을 모아 곡을 작업하는 '이상적인 경우'도 있지만 이미 만들어진 다른 작곡가의 곡에 일부 멜로디를 수정하는 경우, 가수가 일부분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적용시키고 공동작곡으로 등록하는 경우도 많아 공동작곡은 늘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태. 
특히 엄청난 히트곡이 나왔을 경우, 서로 다른 작곡가가 '나를 위주로 해당 곡을 만들었다'는 발언을 해서 당사자 간에 미묘한 긴장감이 나도는 경우가 많다. 또 작곡가 중 한명이 유명인인 경우, 유명인이 공동작곡의 공을 독차지하는 경우도 많아, 일부 작곡가들 사이에선 탄식의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최근 대히트곡을 만든 한 작곡가도 억울함을 토로한 바있다. 그는 "인기가수에게 곡을 주고 함께 작업하다보면, 저작권료가 상대에게 더 많이 가거나 아예 스포트라이트를 뺐길 것을 각오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지금은 공동작곡의 개념이 비교적 분명해졌지만, 불과 얼마전만 해도 작곡가들이 억울한 일을 많이 겪었다"고 말했다.
공동작곡을 했음에도 저작권 등록에서 누락이 되는 경우도 많았다. 신인 작곡가가 좋은 곡을 썼다 해도 잘 팔리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때 유명 작곡가의 '인기'를 등에 업는 것. 한 가요관계자는 "인기 작곡가들이 후배 작곡가의 곡에 손만 살짝 대놓고 자신의 이름을 넣어서 곡을 파는 경우도 있긴 했다. 물론 좋은 작곡가는 그렇게 해서 판 곡을 후배에게 돌려주기도 하지만, 아닌 경우도 있어 소송 등이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
저작권을 '선물'처럼 쓰는 사례도 있다. 아직 선진화가 덜 된 가요계에서, 작곡가들에게 당당하게 '이번 곡은 다름 사람 이름으로 등록하자'고 건의하는 케이스도 없지 않다. 일부 작곡가들은 이후의 '세일즈'를 위해서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공동작곡이 매우 흔한 일. 곡 하나에 작곡가 이름이 많게는 5~7명씩 등록돼있다. 이들은 각 파트별, 멜로디별 작곡을 다 따로 맡아서 노래 한 곡을 누구 한 명의 곡이라고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해당곡이 표절을 당했을 경우, 그 피해자를 찾는 게 쉽지 않은 경우도 발생한다. 국내 유명 퍼블리싱 회사의 한 관계자는 "국내 어떤 곡이 해외 유명곡의 일부 멜로디와 비슷하다고 해서 현지에 의견을 물은 적이 있는데, 공동작곡이라 해당 멜로디를 만든 원작곡가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임재범의 '고해' 논란은 공동작곡한 곡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가 관건이 됐다. 임재범이 최근 MBC '나는 가수다'에서 자신의 히트곡 '고해'를 만들었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 공동작곡가 송재준은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 임재범은 자신이 '함께' 곡을 만들었으니 '곡을 빨리 만들었다'고 말했고, 송재준은 공동작곡한 곡에 대해 임재범이 '혼자' 만든 것처럼 말하고 이를 그대로 방송에 내보낸 것은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고해'가 공동작곡한 곡이라는 데에는 양측에 이견이 없으나, 임재범의 말이 과연 공동작곡자의 명예를 훼손한 것인지는 조금 더 가려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거의 모든 곡이 공동작곡의 형태를 띄고 있는 상태. 노래를 만드는 과정은 창작자들만 알고 있는 영역이라, 논란의 불씨는 언제나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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