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맨' 김일경, "사실 MBC 청룡 어린이 회원 출신"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12.28 13: 47

"저 사실은 MBC 청룡 어린이 회원 출신이다".
'LG맨'이 된 김일경(33, 내야수)이 쌍둥이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 그에게 야구선수로서 꿈을 키워준 것은 LG의 전신인 MBC 청룡이었기 때문이다.
김일경은 지난 11월 22일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열린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LG로부터 이름이 불렸다. 이로써 1997년 2차 2라운드(전체 16순위)에 현대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 13년 동안 한 팀에서만 있었던 김일경은 처음으로 둥지를 옮기게 됐다.

김일경은 요즘 매일같이 잠실야구장 내 LG 실내연습장을 찾아 웨이트 트레이닝에 열중하고 있다. "2007년 이후 주전은 한 번도 못해봤다"라고 말한 김일경은 5년 만에 주전 내야수를 꿈꾸며 영하의 날씨 속에서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그의 파트너는 현대시절부터 절친으로 지낸 후배 정성훈이다. 정성훈과 같은 내야지만 그는 후배와 경쟁 관계가 아닌 마음을 나누는 사이였다. 체력 훈련을 할 때도, 타격 훈련, 캐치볼을 할 때도 정성훈과 함께 했다. 새로 이적한 LG에서 적응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이제 LG맨이 된지도 벌써 한 달이 넘은 가운데 김일경은 "사실 난 MBC 청룡 어린이회원 출신이다. LG로부터 지명 받고 기뻤다. 날 필요로 한다는 사실에 감사하기도 했다. LG에서도 꼭 한번은 뛰어보고 싶었다"라며 웃었다.
김일경은 지난 2007년 현대시절 주전 내야수로 뛰었다. 당시 김일경은 117경기에 출장해 2할4푼7리의 타율에 93안타 26타점을 기록했다. 공격에서는 부족함이 있지만 작년 수행 능력이 뛰어나고 2루 수비가 안정적이었다.
LG 역시 주전 내야수인 박경수가 군에 입대하면 빈 공백을 경험이 풍부한 김일경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지로 2차 드래프트 1번으로 지명했다.
김일경 역시 LG 유니폼을 입고 남다른 각오를 보였다. 그는 "넥센에서는 백업으로만 생각했다. 실제로 나 역시도 김민성, 장영석에게 '너희들이 주전이 되어야 우리 팀이 잘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좀처럼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던 것 같다"라며 넥센에서 지난 시간을 돌이켜봤다.
그러나 그에게 과거는 과거일 뿐이었다. LG맨이 된 김일경은 벌써부터 팀원이 된 듯 팀 플레이에 대해서 강조했다.
김일경은 "새로운 팀에 왔으니까 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무엇보다도 나를 다 희생해서라도 팀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주전이고, 다른 선수가 주전이고를 떠나서 팀이 잘 되어야 한다"라며 "LG 유니폼을 입고 맘껏 야구하고 싶다"라며 또 다시 훈련을 하러 웨이트 트레이닝장으로 들어갔다.
김일경은 내년 시즌 2루수로 주로 출장할 예정이다. 2루수 후보로는 김태완과 서동욱이 있다. 김태완은 타격에 있어서 재능을 갖고 있지만 잔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서동욱은 올 시즌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결코 쉽지 않은 2루수 주전 경쟁에서 김일경이 어떤 활약을 펼쳐줄 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agassi@osen.co.kr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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