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 “내년, 정규8집 계획..부담 더 커졌다” [2011 핫피플④]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1.12.29 15: 20

지난 여름 음원차트는 그야말로 ‘봉변’을 당했다. 음원사이트가 마치 오류라도 난 것처럼, 실시간 차트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리쌍의 곡이 올라버린 것이다. 솔직한 가사에 진중한 음악에 예능으로 확보한 높은 인지도가 맞물리자, 그 위력은 실로 상당했다.
 기획성 음악과 예능 음원이 주를 이룬 2011년, ‘아티스트’와 ‘예능인’을 자유자재로 옮겨다닐 수 있음을 입증해낸 리쌍이 ‘2011 핫피플’ 그 네 번째 주인공이다.
 올 한해를 정리하면서 개리가 가장 많이 한 말은 ‘이유는 정말 모르겠어요’ 였다. 인기 비결을 명확하게 분석하기 어렵다는 것. 음원이 왜 그렇게 잘됐을까, 개리는 왜 갑자기 ‘국민 남자친구’가 됐을까. 개리는 대답하기 쑥스러워했다.

 어쨌든 리쌍은 올해 인기가 폭발했다. 개리는 많은 사람들이 리쌍의 얼굴을 잘 알게 됐고, 그것이 음악에 ‘탄력’으로 작용한 것이 올해 가장 큰 성과라고 봤다.
 “이건 제 개인적인 의견인데요. 올해 우리를 많이 알아봐주신 것 같아요. 길이가 그동안 예능을 하고 있었지만, 아직 리쌍과 저에 대해선 잘 모르는 분들이 많으셨어요. 그냥 음악과 이름 정도만 아셨지, 얼굴은 잘 모르셨거든요. 제가 SBS ‘런닝맨’에 나갔을 때 ‘그런데 얘는 뭐하는 애야?’라고 하시는 분이 많았어요.(웃음) 그런데 우리가 올 한해 외적으로 많이 알려진 것 같고, 그게 음악을 하는데 있어서 조금 더 탄력이 된 것 같아요. 책임감도 느껴지고. 음악적으로 제2의 시작을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런닝맨’은 최근 시청률이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첫 예능 출연이었던 개리는 ‘런닝맨’에서 송지효와 함께 달콤한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옆집 오빠’ 같은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여성팬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런닝맨’이 잘 돼서 정말 기뻐요. 처음엔 다들 마음 고생이 많았을 거예요. 시청률을 떠나서, 정말 힘들게 촬영했거든요. 잘돼서 정말 좋아요. 여성팬이요? 아, 그건 정말 모르겠어요. 그냥. 제가 송지효씨와 재밌게 놀고 있으니까, 사랑하고 싶으신 분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아닐까요. 그외엔, 잘 모르겠어요. 전 원래 누가 소개시켜주기 전엔 말도 잘 못하고, 존재감도 없고 그랬는데. 부끄럽네요.”
 리쌍의 7집 ‘아수라발발타’의 선공개곡이었던 ‘TV를 껐네..’는 올해 가요계에 큰 획을 하나 그었다. 연인간의 성생활을 귀엽게 다룬 파격적인 가사가 남녀 모두에게 어필을 한 것. 이른바 ‘야한’ 노래에 으레 나타나는 부정적인 반응이 전혀 없었다.
 “모험이었죠. 그 가사를 너무 쓰고 싶었고, 또 들려드리고 싶었기에 선택했는데. 다들, 그런 알콩달콩한 사랑 얘기에 목말라 계셨나봐요. 방송활동을 안했는데, 아니, 못한 거죠.(웃음) 그런데도 많은 분들께 우리의 생각와 음악이 전달돼서 정말 기뻤어요.”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순간은 7집이 발매된 당일이다. 매니저에게서 온 문자메시지에는 리쌍의 곡이 음원차트 1위부터 10위까지 모두 ‘도배’한 사진이 첨부돼있었다.
 “합성인 줄 알았어요. 그때 전 집에 혼자 있었는데요. ‘아니, 이게 뭐야’라고 크게 혼잣말을 할 정도로, 놀랐죠.(웃음) 앞으로 이런 일이 또 있을 수 있을까요! 정말 말도 안되는 한 해였어요. 보통 타이틀곡 위주로 활동하다보니 묻히는 곡이 생기게 마련인데, 다른 수록곡에도 관심을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했어요.”
 말 그대로 ‘인기 연예인’이 됐지만, 향후 리쌍의 음악에는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개리는 인지도와 음악은 아무 상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예능으로 우리의 모습, 성격이 드러나잖아요, 그런데 나중에 우리가 쓰고 싶어하는 가사를 썼을 경우, ‘엇, 이 사람 이렇게 안봤는데’, ‘이런 가사는 안 쓸 줄 알았는데’라고 하는 분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분들에게 맞춰드리기보다는, 음악은 음악답게 우리가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사회생활을 15년쯤 하고, 나이가 들어가니, 포장이 싫어지더라고요. 아름답고 예쁜 얘기보다는 솔직한 얘기, 감정을 노래하고 싶어요.”
 내년에는 정규8집이 발매될 예정이다. 물론 ‘예정’일 뿐, 좋은 곡이 나오지 않으면 또 연기될 수도 있다.
 “열심히 하는 거 밖에는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여기서 더 큰 목표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사드리고, 또 부담도 돼요. 내년엔 그 부담이 더 크지 않을까 싶어요.”
 개리는 새해를 맞는 젊은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했다. 오늘이 있기까지 오랜 기간 고생을 한 그이기에, ‘파이팅하라!’는 말이 조금 더 와닿는다.
 “트위터를 하다보면 힘들어하는 취업준비생, 고3학생들의 멘션을 많이 보게 돼요. 많이 걱정되죠. 젊었을 때 고생은 사서 한다고도 하잖아요. 조금만 더 ‘파이팅’ 하셨으면 좋겠어요. 굳은 살이 베길 때까지, 다치고 피나고 하다보면 잘 되는 날이 올 거예요. 노력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고 믿거든요. 다들 힘내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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