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코와 리타’, 전설의 피아니스트 마지막 연주감상 기회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1.12.29 17: 03

쿠바 전설의 재즈피아니스트 베보 발데스의 마지막 연주, 어디서 감상할 수 있을까.
라틴 재즈의 열정과 아름다운 러브스토리가 만난 뮤직 애니메이션 ‘치코와 리타’를 있게 한 세 명의 거장 중 한 사람이자 주인공 치코의 캐릭터에 영감을 준 베보 발데스가 영화 속에서 직접 피아노 연주를 했다.
베보 발데스의 연주는 배우 안토니오 반데라스와 멜라니 그리피스 주연의 ‘투 머치’를 연출한 세계적인 거장 감독 페르난도 트루에바 감독이 음악 다큐멘터리 ‘칼레 54’ 제작을 통해 이뤄졌다.

‘칼레 54’는 라틴 재즈의 거장들을 찾아 그들의 연주를 들려주며 쿠바 혁명 이후 스웨덴에서 오랜 은둔 생활을 하던 위대한 쿠바 뮤지션 베보 발데스의 음악을 다시금 세상에 소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해 트루에바와 베보의 인연이 시작됐다. 이들의 작업은 베보와 스페인 플라멩코 스타 디에고 엘 씨갈라의 콘서트를 담은 ‘브란코 이 네그로’와 브라질에서 촬영된 음악 다큐멘터리 ‘엘 미라그로 데 칸딜’로 이어졌다. 페르난도 트루에바 감독이 “베보의 영혼이 ‘치코와 리타’의 모든 부분에 걸쳐있다”고 말하는 베보 발데스는 1940-50년대 쿠바음악의 전성기를 대표하는 최고의 재즈 피아니스트로 이름을 날린 가히 살아있는 전설이다.
그는 ‘치코와 리타’에도 등장하는 당시 쿠바에서 가장 유명했던 클럽이자 쿠바음악과 재즈가 처음 조우한 곳이었던 트로피카나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이며 작곡가이자 편곡자였으며 바탕가 리듬의 창시자이다.
1960년 스웨덴 공연 도중 사랑에 빠진 그가 홀연히 음악계에서 사라진 후 34년이 지난 1994년에야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며 컴백했다. 그리고 다큐멘터리가 공개되면서 8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 그래미상을 두 번이나 받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치코가 치는 모든 피아노곡을 직접 연주한 베보 발데스, 1918년생인 그는 현재 알츠하이머 치매를 앓고 있다. 더 이상 연주를 계속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코와 리타’를 통해 들을 수 있는 그의 연주가 마지막이라고 할 수 있다. 영화 속에서는 아직 젊은 청년의 열정 가득한 리듬과 감성으로 연주하는 그의 피아노곡들을 오는 2012년 1월 5일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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