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3천만 원 도장' 손아섭, "이 악물고 야구하겠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1.15 08: 04

롯데 자이언츠의 마지막 연봉 계약 미체결자였던 외야수 손아섭(24)이 결국 연봉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손아섭은 지난 14일 사직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오후 구단 사무실을 찾아 구단 제시액이었던 1억3천만 원에 사인을 마쳤다. 2011년 연봉이었던 8천만 원에서 5천만 원 올라 62.5%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2011년 손아섭은 데뷔 후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타율 3할2푼6리 15홈런 83타점 79득점으로 롯데 3번 타자 자리를 굳히며 사상 첫 정규시즌 2위에 밑거름이 됐다. 또한 생애 최초로 외야수부문 골든글러브 수상까지 성공하며 이른바 '연봉 대박'의 꿈에 부풀었다.

그렇지만 연봉 협상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했다. 구단은 손아섭에 5천만 원 인상된 1억3천만 원을 제시했고 손아섭은 성적 대비 부족한 금액이라고 맞서며 계약이 미뤄져왔다. 양측은 수 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대립각을 세워왔다. 손아섭은 "나는 내 성적과 가치를 인정해 달라는 이야기였다. 자존심을 세워주길 바랐는데 돈만 아는 선수로 비쳐져 정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협상이 장기화되는 와중에 손아섭은 부상까지 겹치며 더욱 힘든 시간을 보냈다. 작년 시즌 때 다친 왼쪽 어깨와 손가락은 다시 그를 괴롭히고 있다. 이때문에 손아섭은 재활 여부를 놓고 1차 스프링캠프 참가 여부를 고민하기도 했다. 그는 "연봉 협상 문제에 몸까지 안 좋아 정말 힘들었다. 결국 구단 방침대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손아섭은 주장을 접고 구단 제시액이었던 1억3천만 원에 사인을 하게 됐다. 연봉 문제로 계속되는 잡음에 지쳤기에 내린 결정이다. 손아섭은 "솔직히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며 "올해는 정말 이 악물고 야구하겠다. 그래서 성적으로 내 가치를 증명하겠다"고 굳은 다짐을 했다.
롯데 이문한 운영부장은 "마지막 미계약자였던 손아섭 선수와 좋은 분위기 속에서 계약을 마쳤다"면서 "15일 1차 전지훈련 떠나기 전에 모든 선수와 재계약을 마무리해서 다행이다. 깔끔한 마음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만큼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아섭까지 사인을 마치며 롯데는 재계약 대상자 63명 전원과 계약을 마쳤다. 롯데는 15일 투수-포수조가 인천공항을 통해 1차 전지훈련지인 사이판으로 먼저 떠나고 18일 야수조가 합류한다. 이어 다음달 8일 일본 가고시마로 이동해 9차례 연습경기를 가진 뒤 3월 9일 귀국할 예정이다.
cleanupp@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