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병 판치는 극장가..'뜰 줄 몰랐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1.22 08: 30

극장가가 '복병'들로 연속되는 반전을 보이고 있다.
지난 해 '예상 외' 영화들이 흥행에 성공하며 기존의 예측, 이른바 흥행 법칙들을 무너뜨린 것부터 설 연휴까지 이런 반전의 모습은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해 박해일 주연 '최종병기 활'은 기대작 '7광구'와 '고지전'을 넘고 한국영화 흥행 1위작에 올라섰으며, 공유 정유미 주연 '도가니'는 장애인에 대한 학교 내 성폭력을 문제로 다뤄 관객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무거운 영화로 인식됐지만, 뚜껑을 열자 사회적 신드롬으로 번지며 공분을 일으키고 흥행에 성공했다.

그런가하면 톱스타들을 내세운 로맨틱코미디물이 줄줄이 고배를 마실 때, 대작들 틈새에서 개봉한 손예진, 이민기 주연 로맨틱코미디 '오싹한 연애'는 장기 흥행으로 300만명을 동원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 사이, 영화의 참신함 소재와 탄탄한 스토리, 배우들의 열연이라는 콘텐츠의 힘 만으로 '롱런'의 결과를 가져왔다.
생각보다 강했던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의 위력을 눈으로 확인한 연말-연초 극장가에 또 다른 복병은 '고양이'였다.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장화신은 고양이'는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에게 1위의 자리를 넘겨받으며 한국영화 기대작들도 하지 못한 일을 해냈다. 올해 처음 100만은 넘기 영화가 되기도. 이런 복병은 설 연휴 안성기 주연 '부러진 화살'로 이어지고 있다. 
2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부러진 화살'은 349개 스크린에서 전국 16만 1011명을 동원, 누적관객수 33만 2847명을 기록하며 '댄싱퀸'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댄싱퀸'의 스크린수가 513개, 3위를 차지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2: 신비의 섬'이 381개, 4위에 오른 '장화신은 고양이'가 429개임을 감안할 때 적은 상영관에서 이뤄 낸 놀라운 성과다.
'부러진 화살'은 2007년 일어난 '판사 석궁테러' 사건을 다뤘다. 당시 판결에 불만을 품고 부장판사 집에 석궁을 들고 찾아가 상해를 입힌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와 박훈 변호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영화는 SNS를 통해 입소문이 번지며 "꼭 봐야할 영화"로 자리잡았다.
사법부의 권위적이고 비합리적인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한 이 영화에 관객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정의'에 대한 대중의 열망, '도가니'처럼 사회부조리에 개입해 현실을 바꾸고 싶은 소망이 배경에 깔려져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기대와 예측이 어긋나는 빈도가 점점 높아지는 극장가다. 그 만큼 중요해진 것이 대진운(배급시기)이며, 콘텐츠-입소문의 시너지 효과를 믿어야 하는 요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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