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한국서는 포수가 구종 알려줘"...폄훼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3.08 08: 29

"한국 스타 타자가 일본에서 통하지 않는 이유는 한국서는 포수가 구종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일본 일부 언론이 한국프로야구에서 발생한 경기조작 사건을 한국 스타플레이어들을 폄하하는 데 악용하고 있다.
일본 인터넷판은 지난 7일 '일본 야구계에 한국 승부조작 여파! 떠도는 괴정보'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는 일본 극우보수파를 대표하는 것으로 알려진 산케이신문사 계열의 일간지다.

이 칼럼은 '승부조작 사건으로 흔들리는 한국프로야구지만 일본프로야구계도 무관심할 수 없다. 갑자기 믿기 어려운 괴정보가 나돌고 있기 때문'이라고 시작했다.그러면서 투수 2명이 자격정지 처분을 받았다고 한국 경기조작 소식을 전한 이 신문은 "한국에서는 포수가 타자에게 구종을 알려주고 있다"며 괴소문의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했다.
더구나 이런 말을 전한 사람이 한국 야구를 잘 알고 있는 일본 야구계 인사라는 점을 들어 단순하게 듣고 흘려버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왜 한국의 스타 선수가 일본에서는 통하지 않는가 의문이었다"는 이 야구계 인사는 "포수가 구종을 알려주면 좋은 타자가 칠 수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니 일본에 와서는 칠 수 없게 되는 것도 당연하게 납득이 간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자연스럽게 오릭스에 입단, 일본에서 첫 시즌을 앞둔 '빅보이' 이대호(30)로 화제를 옮겼다. 올해가 3년 계약 마지막 해인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당당하게 우승을 선언할 수 있는 것도 한국에서 3번이나 수위타자에 오른 4번 타자 이대호 때문이라며 "지금까지 한국 타자와는 다르다. 100% 수위타자다"는 오카다 감독의 말을 실었다. 시범경기에 불과하지만 벌써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는 배팅을 보여주고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야구선수 출신 인사의 말을 빌어 이대호를 폄하시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이 인사는 "캠프나 시범경기는 참고가 안 된다"고 의문부호를 붙였다. 그러면서 과거 일본프로야구에서도 '사인훔치기 홈런왕', '사인훔치기 3할타자'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감독 경험이 있는 야구계 인사는 "구종을 알면 타율이 2~3푼은 달라진다"면서 "사인 훔치기로 3할을 치고 있었던 타자가 그렇지 않은 팀에 이적하면 2할7푼밖에 칠 수 없었다. 사인훔치기 홈런왕도 그것을 그만두자 줄었다"고 증언했다.
이 칼럼의 끝은 '오릭스 16년 만의 우승 사자로 기대를 모으는 이대호가 어떤 성적을 남길지 페넌트레이스 무대 뒤의 큰 볼거리'라고 맺었다. 마치 이대호의 기량이 의심된다는 뉘앙스를 묘하게 흘려놓은 것이다. 그동안 이대호에게 우호적이었던 일본 언론이었다. 일부이긴 하지만 이런 일본 언론의 관점을 볼 때 경기조작 여파가 이대호에게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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