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기근? 더 눈에 띈다..'발견의 기쁨'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2.03.15 10: 58

한동안 영화의 흥행 키워드로 여져겼던 스크린 속 남남(男男) 커플이 올 초부터 남녀(男女)로 바뀐 모습이다. 이와 함께 남자판이었던 스크린에서 드디어 '여자'가 돋보이며 흥행의 주역이 되고 있다. 여배우들의 기근현상에 허덕였던 영화계가 '재발견'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올 초 최고 흥행작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의 최민식-하정우 커플이 강렬한 시너지를 내기는 했지만, 지난해 보다 두드러진 남-녀 조합의 흥행을 볼 수 있는 것이 상반기 영화계의 한 특징이다.
주인공은 400만 돌파를 이뤄낸 '댄싱퀸'에서부터 시작한다. 황정민-엄정화 짝꿍이 호흡을 맞춘 이 영화는 관록있는 두 남녀배우의 호흡이 얼만큼 보는 사람에게 친근함과 호감을 줄 수 있는지 여실히 증명했다.

3월에 들어서면서 남-녀 커플의 효과가 두드러지고 있다. 하정우-공효진이 호흡을 맞춘 '러브픽션'이 올 초 최고 오프닝 성적을 거두며 지난 해 '오싹한 연애'를 제외하고는 별 빛을 못봤던 로맨틱코미디의 반란을 보여준데 이어, 3월 선보이는 굵직한 한국영화 3편이 모두 남-녀 조합의 작품들이다.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1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는 '화차'는 남자주인공이 사라진 약혼녀를 찾아 헤매며 점차 숨겨져있던 그녀의 충격적 진실을 알게 되는 내용을 담은 영화. 주인공 김민희는 분량을 넘어 섬뜩한 존재감으로 압도적인 호평을 받고 있다.
15일 개봉하는 '가비'는 아관파천 시기인 1896년부터 대한제국 선포해인 1897년 사이를 시대적 배경으로 커피와 고종을 둘러싼 음모와 비밀을 담은 영화로 김소연을 사이에 두고 남자 주진모와 박희순이 삼각 로맨스를 만든다. 영화는 철저히 김소연 중심으로 이끌려지는 작품이다.
22일 개봉을 앞둔 '건축학개론'에서도 여배우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눈에 띈다. 수지는 스크린 유망주 이제훈과 함께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 여배우의 분위기를 풍기고, 한가인은 인기드라마 '해를 품은 달'과 이전의 청순한 이미지와는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 데 성공했다. 
참신하고 흥행력이 보장되는 여배우가 별로 없다고 하소연하는 영화계이지만, 기근을 탓하기 전에 여배우에게서 새로운 면모를 끄집어내는 것이 얼만큼 중요한 지 보여주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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