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품달’ 작가, 진짜 마지막회는 달랐다 '충격'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3.17 09: 45

시간적인 여유만 있었다면 MBC 수목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마지막 회가 달라질 수도 있었다.
‘해를 품은 달’의 극본을 책임진 진수완(42) 작가는 지난 16일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태양이 될 수 없었던 또 다른 태양 양명(정일우 분)이 비장한 죽음을 맞는 것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다. 하지만 진 작가가 생각한 마지막 회는 양명의 죽음을 제외하고는 우리가 본 ‘해를 품은 달’의 마지막과 많이 달랐다.
이 드라마는 MBC 노조의 파업으로 편집과 후반 작업에 애를 먹었다. 급기야 연출을 맡은 김도훈 PD가 종영 2회를 남기고 파업에 참여하면서 일주일 동안 종영이 연기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촉박한 촬영 시간 때문에 극본을 맡은 진 작가 역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만은 없었다.

원래 진 작가가 생각한 결말은 따로 있었다. 반역을 도모한 윤대형(김응수 분)이 칼을 맞고 그 자리에서 죽는 것이 아니라 생포된 후 이훤(김수현 분)과 정치에 대해 날선 공방을 하는 것. 시간적 여유만 있었다면 조선판 ‘100분 토론’을 볼 수 있었을 수도 있다.
진 작가는 “윤대형이 딸 보경(김민서 분)의 자결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으면서 훤과 정치에 대해 갑론을박을 하는 것으로 그리고 싶었다”면서 “죽는 것 역시 아리(장영남 분)가 능지처참을 당했던 것처럼 하고 싶었지만 못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실제 방송에서는 훤이 보경의 눈을 감겨주면서 연우에게 와서 눈물을 흘리지 않느냐”면서 “그것 역시 혼자 남은 훤이 우는 것으로 처리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짧고 굵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을 썼다”고 전했다.
또 이 드라마는 동명의 원작소설과 달리 이훤의 호위무사 김제운(송재림 분)의 비중이 적었다. 원작에서 운은 서자로 태어나 정실부인 박씨에게 보살핌을 받는 비운의 인물로 후에 허연우(한가인 분)를 사랑하게 돼 이훤과 연우 사이에서 갈등한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주군 훤과 벗 양명(정일우 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로만 그려졌다. 이 역시 사정이 있었다.
진 작가는 “원래는 운과 설(윤승아 분)이 무사로서의 동질감을 느끼는 동시에 남녀간의 미묘한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다루고 싶었다”면서 “24부작으로 기획됐다가 20부작으로 줄어들면서 이 부분을 빼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월 4일 첫 방송된 ‘해를 품은 달’은 3개월여의 대장정 끝에 지난 15일 시청률 42.2%(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전국 기준)로 화려하게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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