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중, 아이돌 떠나 배울 점 많은 친구"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3.23 16: 37

지난 해 이맘때 쯤 일이다. 2011년 3월, 이웃나라 일본에 사상 최악의 대지진이 일어나 많은 이들이 고통 받고 있던 때였다. 하루가 멀다 하고 피해 지역의 참상이 실시간 뉴스로 전해지고 있었다. 많은 일본 국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었을 뿐 아니라 기본적인 생필품 아니, 식수조차 구하지 못해 발을 구르던 중이다.
당시 배용준 이병헌 장근석 최지우 등 많은 한류스타들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던 기억이 생생하다. 실명을 언급하긴 그렇지만 몇몇 한류스타의 소속사 관계자들이 일본 지진 피해 성금을 기부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과정에서 내게 종종 말을 걸어왔다. 그들은 액수나 방법, 방식 등에 대한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다. 분명 돕고 싶은 마음은 가득한데 과연 이 상황에서 이러한 진심들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겠느냐는 걱정들이었다. 혹시나 국내에서, 혹은 일본에서조차 이들이 거액의 성금을 내놓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하지는 않을지 신경이 쓰이는 듯 했다. 억 단위의 기부금을 내놓고 착한 일을 하는 데도 눈치를 봐야 하는 그들을 보며 역시 톱스타, 한류스타란 자리는 결코 싶지 않은 자리구나 싶더라.
그즈음 어느 날, 김현중의 매니저와 식사를 하며 수다를 떠는데 그가 대뜸 "현중이는 참 배울 게 많은 친구야" 하는 거다. 김현중이 소속사 키이스트와 전속 계약을 한지 반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았을 때다. 소속사 식구들 역시 아티스트로서 뿐 아니라 인간 김현중에 대해 새록새록 알아가던 시기였던 셈.

아무리 정상의 스타라지만 나이로 봐선 한참 어린 친구에게 무엇을 그렇게 배웠는고 하니 바로 지진 성금 얘기가 나온다. 당시는 김현중이 컴백을 앞두고 한창 녹음 작업과 댄스 연습에 매진할 때다. 늦은 밤 녹음 상황을 체크하려고 들렀다가 그를 만났는데 너무도 진지하게 일본 지진 피해를 걱정하더라는 것.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제일 도움이 되는 게 무엇일까", "무엇이 제일 필요할까"라며 전전긍긍하더라는 거다. 그날 밤 내내 그 얘기만 하던 그는 결국 자비 1억 원을 성금으로 쾌척했다.
당시 매니저는 20대 초반의 어린 스타가 이렇게 통 큰 기부를 스스로 결정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단다. 결코 쉽게 내어놓기 힘든 성금 액수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무도 그에게 기부를 제안하지 않았을 뿐더러 남들 이목 때문에 떠밀릴 성격도 아니다. 그저 진심에서 우러난 선행을 실천했다는데서 인간 김현중의 의젓한 매력을 봤다고.  
평소 4차원이라고 불리며 귀여운 매력을 발산하는 김현중이지만 누구보다도 어른스럽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아직은 또래 남자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술을 마시거나 내기를 하는 게 즐거운 젊은이, 하지만 일본의 어려운 일에 앞장서서 진심을 전달한 의젓한 청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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