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가 열린 지난 29일 청주구장. 한화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양훈은 4이닝 4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선보였다. 한화가 이날 LG에 8-0 승리를 거둬 양훈은 승리투수가 됐다.
이상한 점이 있다. 양훈은 4이닝 밖에 던지지 않아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지 못했는데도 승리투수로 기록됐다. 승리투수는 기록원의 판단에 의해 정해지긴 하지만 선발투수의 경우 5이닝 이상 투구해야 한다는 규칙이 있다.
양훈의 승은 기록원의 판단 착오일까. 이에 대해 윤병웅 기록위원장은 "지난해부터 시범경기에서는 이닝 수와 상관 없이 선발투수가 교체될 때 팀이 앞서 있는 경우 승리를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범경기는 정규 시즌을 준비하기 위한 게임이기 때문에 감독들은 대부분 투수들을 고루 기용한다. 보통 한 번의 경기에 두 명의 선발 후보가 나와 3~4이닝씩을 소화한다. 최근에서야 시즌이 다가오면서 선발들이 5이닝 이상을 던지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시범경기 둘째 날이었던 18일 사직 두산-롯데전에서는 두산 선발 임태훈이 3이닝 무실점해 지금까지 열린 시범경기 중 가장 짧은 이닝을 소화하고 선발승을 따냈다.
윤 위원장은 "시범경기에서는 '5이닝 이상 투구'라는 규칙이 무의미하다. 오히려 규칙에 따라 승리를 주다 보니 승리투수 따지기가 복잡해서 지난해부터 리드에 따라 승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즌은 똑같이 '선발투수는 5이닝 이상 투구시 팀이 리드하고 있을 경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는 것'으로 진행된다. 다음달 7일 개막전부터는 3이닝 선발승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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