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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점 어디예요", 김태술을 달군 팬의 한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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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여기 매점이 어디예요?".

안양 KGC 인삼공사가 올 시즌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하지만 젊은 이상범 감독의 지휘 아래 패기 넘치는 선수들이 노련미를 넘어서며 일궈낸 우승이다.

인삼공사 우승의 일등 공신은 바로 야전 사령관 김태술(28). 김태술은 한국농구 포인트가드 6년 주기설에서 강동희(46)-이상민(40)-김승현(34)으로 내려오는 계보를 이을 후보로 꼽힌다. 지난 2007년 SK에 입단한 김태술은 팀을 6강 플레이오프에 올려 놓기도 했지만 행보는 순탄하지 않았다.

결국 트레이드됐다. 미래를 내다본 인삼공사가 2008∼2009시즌 MVP 주희정을 과감하게 SK로 보내고 김태술을 받았다.

이적하자마자 입대한 김태술은 공익근무를 하면서도 끊임없이 자신을 채찍질했다. 시즌 중 근무가 끝난 후 경기장을 찾은 그는 모두가 돌아간 체육관에서 홀로 슈팅 연습을 실시했다. 가끔 동료들이 도와줄 때도 있었지만 빈 체육관에서 슛을 시도할 때가 더 많았다.

묵묵히 노력했다. 그가 노력할 수밖에 없던 계기가 있었다. 공익근무를 시작하고 1년쯤 지났을 때 안양체육관에 여느 때처럼 훈련을 위해 나타났다. 경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관중석에 앉아 있었는데 한 관중이 찾아와 그에게 질문을 했다.

사인을 요구하는 팬인 줄 알았더니 그 관중의 질문은 "여기 매점이 어디예요?"였다. 말 그대로 충격을 받았다. 데뷔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병역 의무를 수행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자신을 몰라볼 줄은 생각하지 못했던 것.

이번 챔프전서 우승을 차지한 후 김태술은 "당시 정말로 충격을 받았다. 아무리 내가 공익근무를 할 때라고 해도 홈 경기장을 찾으신 분이 내 얼굴을 모르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면서 "그래서 더 열심히 노력했다. 나 혼자와 싸움이 계속됐지만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태술은 더욱 이를 악 물었다. 꼬박 3년을 코트 밖에서 있었지만 다시 돌아온 김태술의 기량은 예전 그대로였다.

그렇게 김태술은 치열하게 선수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누구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누구보다 노력하는 성실성도 겸비하고 있다. 승부근성에서는 누구도 뒤지지 않는 그가 인삼공사의 새로운 역사를 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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