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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경기 69명’, 새 구단 진입 반대 근거 합당한가





[OSEN=박현철 기자] “롯데도 성적이 안 좋을 때는 하루 관중이 60여 명에 그친 적도 있다. 작년 이사회 때는 각 구단 대표이사들이 현실을 파악하는 데 미흡했다고 본다”.

새 구단 참가로 예상되는 경기력 저하를 우려하는 근거로 삼기 충분한 이야기인지 묻고 싶다. 9구단 NC의 1군 진입과 관련해 장병수 롯데 자이언츠 사장이 내세운 ‘경기력 저하로 인한 1경기 69명’의 자기고백이 과연 여기서 어울리는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장 사장은 10일 2012 제3차 이사회에 참석해 “9구단 창단의 명분은 있었지만 그래도 시장논리를 무시할 수는 없다. 현재 우리 상황에선 8개 구단도 벅찬 게 사실이다”고 2013년 NC의 1군 진입에 대한 반대 논리를 펼쳤다.

이어 장 사장은 “구단수를 늘리려면 연구를 많이 해야 하는데 작년 이사회에서 졸속 처리했다. 지난해 9번째 구단이 창단하는 과정을 보고 너무 급하게 진행되어 깜짝 놀랐다”면서 “구단 창단은 어려운 일이다. 연고지 위치나 창단 시점이 적절한지 충분히 검토가 필요하다. 그러나 지난해 첫 단추부터 잘못 됐다”고 우려를 표했다.

장 사장은 이날 이사회의 취지와 관련해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하자는 뜻에서 이사회가 열렸다. 많은 야구인들이 9구단 창단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이사회에선 NC가 2014년에 1군에 진입하는 것으로 못 박았는데 다른 말이 나왔다”며 “야구인 전체가 프로야구 현실이 얼마나 열악한지 알아야 한다. 롯데도 성적이 안 좋을 때는 하루 관중이 60여 명에 그친 적도 있다. 작년 이사회 때는 각 구단 대표이사들이 현실을 파악하는 데 미흡했다고 본다. 더 토론하고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혔다.

장 사장이 언급한 하루 60여 명 관중 경기는 바로 2002년 10월 19일 사직 한화전에서 관중 69명을 동원한 기록이다. 이는 1999년 10월 17일 전주구장에서 열린 쌍방울-현대전 54명 관중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최소 관중 불명예 기록이다. 그러나 두 번의 경우 모두 신생팀이 참가해 구단이 많아져서 생긴 결과가 아니다. 쌍방울 선수단은 1999시즌을 끝으로 공중분해된 뒤 SK에 인계되었다. 2002년 롯데는 당시 한일월드컵 열기도 있었으나 사실상 성적을 포기했던 시즌을 보냈다.

당시 롯데는 투자 의욕이 거의 보이지 않았던 구단이었다. 2001년 최고 타자 중 한 명이던 펠릭스 호세를 떠나보낸 뒤 그를 대체한 아지 칸세코, 크리스 해처, 제로니모 베로아는 모두 실패한 외국인 타자가 되었다. 우용득 감독이 얼마 지나지 않아 경질된 뒤 백인천 감독 체제로 바뀌었으나 백 감독이 선택한 것은 선수단 리빌딩이었다.

그러나 백 감독의 외부적인 리빌딩은 2002년 7월 20일 외국인 좌완 대니얼 매기와 우타 거포 조경환을 SK에 주고 외야수 윤재국과 내야수 박준서, 외국인 우완 에르난데스를 받은 정도였다. 에르난데스는 그 당시 팔꿈치 고장으로 사실상 퇴출된 선수였고 이 트레이드는 사실상 시즌 포기를 결정한 것이었다. 롯데가 외부적으로 현금 트레이드를 하거나 시도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백 감독 체제로 2003시즌을 준비할 때도 롯데 구단이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 적은 없었다. 일본인 외국인 투수 모리 가즈마는 사회인 야구 출신 선수로 기량 미달 가능성이 높았고 재일교포 포수 김영화도 백 감독의 인맥을 통해 들어왔다. 롯데가 선수 영입을 위해 노력한 부분은 찾기 힘들었다. 2002년 롯데의 69명 관중은 기본적으로 기업 구단의 노력이 모자랐기 때문에 경기력이 극도 저하로 이어진 하나의 해프닝이었다.

물론 현재 롯데 구단의 투자는 굉장히 좋다. 상동 야구장을 건립해 유망주 육성에 힘썼고 주포 이대호(오릭스)를 위해 최대 100억원을 투자할 자금도 갖추고 있었다. 이대호가 떠나자 롯데는 좌완 이승호, 잠수함 정대현을 FA 시장에서 수혈하며 ‘통 큰 경영’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과거에는 이런 일이 많지 않았다. 롯데의 당시 암흑기는 신생팀 가세로 인한 경기력 저하가 아니라 구단의 투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박용오 KBO 총재는 “투자가 없는 구단이 있어 리그 수준이 떨어진다. 수준이 떨어지는 구단은 퇴출될 수도 있다”라고 엄포를 놓은 바 있다. 그 구단 중 하나는 바로 롯데였다. 그러나 롯데는 아직 한국 프로야구의 어엿한 일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 NC는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2013년 1군 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장 사장의 이야기는 한편으로 일리있는 이야기지만 어떻게 보면 자라나는 새싹에 독한 제초제 먼저 뿌리는 것과 같다.

farinelli@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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