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판도 좌우하는 최대 변수 '야구장'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4.11 09: 06

야구는 환경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스포츠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야외에서 치러지는 스포츠로 각 구장의 형태와 특성도 제각각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변수가 발생할지 누구도 모른다.
개막 2경기씩 소화한 올 시즌 프로야구도 초반부터 야구장 변수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 7~8일 개막 2경기에서 무려 14개의 실책이 쏟아졌다. 그것도 잠실구장·문학구장·사직구장에서 터져나온 실책이었다. 이 구장들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내야 그라운드 흙을 교체한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시즌 막판 잠실·문학·사직 등 천연잔디 구장에서는 내야 흙으로 사용되는 사문석 파쇄토에 발암 물질에 해당하는 석면이 검출돼 파문이 일어났다. 지난 겨울 내야 흙을 견운모 토양으로 교체, 내야를 새롭게 다지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아직 땅이 고르지 못하고 딱딱한 탓에 불규칙 바운드가 자주 일어난다. 예상치 못한 변수를 낳고 있는 것이다.

타구가 빠르게 살아 오르는 사직구장이 특히 심했다. 개막 2경기에서 실책 3개를 저지른 한화 유격수 이대수는 "땅이 너무 딱딱해 공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 조심스런 수비를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롯데 2루수 조성환도 "바운드된 공이 살아 튀어 오르기 때문에 수비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잠실구장 땅도 아직 안정화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방어적인 수비를 해야하는 만큼 발 빠른 타자들이 조금 유리해졌다.
비단 내야 그라운드만이 문제는 아니다. 한화는 5월초까지 청주구장을 홈으로 사용해야 한다. 대전구장이 리모델링 작업에 한창이기 때문이다. 홈이지만 홈이 아니다. 선수단이 출퇴근이 아닌 합숙 생활을 하기 때문에 원정과 크게 다를 바 없다. 알게 모르게 피로가 쌓인다. 이번주에도 청주에서 문학으로 이어지는 일정이라 선수단은 일주일치 짐을 싸야 했다.
청주구장 변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좌우까지 펜스 거리는 100m이지만 중앙 펜스까지 거리가 110m로 가장 짧아 홈런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이 바로 청주구장이다. 한화로서는 로드맵을 잘 짜야 할 상황이다. 피홈런이 많은 투수와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를 얼마나 적절하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 야구장 환경을 극대화하는 것은 홈 어드밴티지가 될 수 있다.
과연 각 팀들이 야구장에서 생기는 변수를 어떻게 극복해갈까. 시즌 초반 지켜봐야 할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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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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