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웅·김수현 캐스팅, 처음엔 도박이었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04.28 10: 51

드라마든 영화든 제작자 입장에서 도박과도 같은 것이 바로 '캐스팅'이다. 작품 속 캐릭터에 어느 배우를 출연시키느냐에 따라 흥행 여부는 물론 작품의 완성도까지도 좌지우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최고 인기 배우, 미남미녀 스타 혹은 잘 나가는 아이돌을 캐스팅한다고 해서 최대의 성과를 낼 수는 없다. 한류스타라는 브랜드 가치가 작품 흥행으로 직결되지도 않는다. 이 시대의 대중은 좀 더 똑똑하고 냉정하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가 나오는 것도 좋지만 작품 속 캐릭터를 가장 잘 표현해낼 수 있는 적임자에 호평을 보내기도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캐스팅은 도박이나 다름이 없다. 배우 A를 넣어 최상의 효과를 보는 것.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듯 짜릿한 승부다. 물론 흥행보증수표나 인기 배우들을 캐스팅했을 때 작품의 성공 확률이 비교적 높아지는 건 사실이지만 이를 반드시 100% 보장받는 건 아니다. 오히려 반대로 실패 케이스도 많다.

일례로 수목극 1위를 달리고 있는 KBS 2TV '적도의 남자' 엄태웅의 경우, 그야말로 '신의 한수'를 둔 셈이 됐다.
'적도의 남자'는 완성도 높은 대본과 신선한 연출력. 여러 배우들의 호연이 흥행 비결로 꼽히고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주인공 엄태웅의 존재감이 최고의 인기 이유다. '엄포스'로 불려왔던 그는 역시나 명불허전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을 숨 막히게 하고 있다. 단순히 연기를 잘해서만도 아니다. 복수의 칼날을 품은 '선우'라는 남자 캐릭터가 마치 딱 맞는 옷처럼 잘 어울린다. 다른 배우들과의 앙상블도 뛰어나다.
어느 작품에서나 흔한 일이지만, '적도의 남자' 역시 초반에는 엄태웅 외에도 몇몇 남자 배우들이 캐스팅 후보에 올라있었다. 그러나 제작진은 우여곡절 끝에 엄태웅을 최종 캐스팅했고 결과적으로 그는 시청자들의 찬사 속에 작품 흥행을 주도하는 입장이 됐다.    
이렇게 드라마든 영화든 캐스팅 도박은 영원히 계속될 수밖에 없다. 어떤 때는 무명이나 신인 배우들을 과감히 기용해 대박이 나기도 하고 톱스타를 배치하고도 쪽박을 차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온다.
과거 무명 신인이었던 이민호는 '꽃보다 남자'로 작품을 대박내고 본인도 스타덤에 오르며 방송가를 깜짝 놀라게 한 적이 있다. 또 MBC '해를 품은 달'의 김수현이 이렇게까지 큰 신드롬을 일으킬 줄은 만드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결국 작품도 좋고 배우도 행복한 '신의 한수'가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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