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없는 유재석, 독주할 줄 알았더니..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2.05.01 10: 35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요즘 TV에서 국민MC 유재석의 존재감이 다소 바래는 느낌이다. 월 화 수 목 금 토 일, 거의 일주일 내내 그가 진행하는 프로들이 요일마다 예능 시청률 1~2위를 다퉜던 시절과 비교하면 그렇다는 얘기다. 무슨 이유일까.
문제는 복합적이다. 내부적인 요인과 외부 영향이 섞였다. 먼저 유재석 자신으로 볼 때는 슬슬 매너리즘에 빠지고 있지않나 하는 의구심을 사고 있다. MBC 월요일 심야 예능의 터줏대감 '놀러와'가 극심한 시청률 부진으로 퇴출될 처지에 놓인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유재석-김원희 남녀 더블MC 체제의 '놀러와'는 유재석이 수 년째 자신의 토크쇼 진행 노하우를 한껏 뽐내온 프로다. 유재석 본인의 입이나 주위에서조차 그의 '하차' 얘기를 꺼낸 적이 없는데 유재석 진행 프로그램의 폐지설이 나온 건 TV 예능에서 유례를 찾기힘든 일이다. 유재석을 잡기위해 지상파 TV3사 예능 PD들이 삼고초려를 불사하는 현재 상황에 변화가 생길 조짐일수 있다. 

하지만 목요일 '해피투게더'는 아직 건재하고 일요일 '런닝맨'은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유재석이 최근 부진하다고 단언할수 없는 배경이다. 그래도 예전 위세에는 크게 못미친다. 왜? 여기에는 외부 영향이 크다.
'무한도전'의 오랜 결방이 유재석을 가장 아프게 하는 요인이다. 국내 리얼버라이어티 예능의 원조로 꼽히는 '무한도전'은 오늘의 국민MC 유재석을 있게한 프로다. 유재석 자신도 가장 아끼고 공을 들이는 프로가 '무한도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무하도전'이 MBC 파업 사태로 벌써 12주 연속 결방한데다 언제 방송이 재개될 지 기약할수조차 없다. 유재석의 트레이드 마크가 흔들리는 초대형 악재인 셈이다.
둘째는 라이벌 강호동의 잠정 은퇴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유재석과 강호동의 예능MC 쌍두체제는 서로간의 바람직한 경쟁을 유도하면서 윈윈 구도로 이어졌었다. '1박2일' VS '패밀리가 떴다', '무한도전' VS '스타킹' 등 두 걸출한 MC의 정면대결은 세간의 화제 속에 상승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매년 연말 3사 TV의 대상 시상식도 이 둘의 대결로 뜨겁게 달궈졌다. 강호동이 빠진 지난 연말에 유재석에 쏟아지는 하이라이트의 강도가 오히려 약해졌다는 점을 주목할만 하다. 강호동 빠진 예능에서 유재석의 가치도 덩달아 빠지는 모양새다.
셋째는 예능 MC계가 전국시대마냥 신동엽의 부활과 이수근 김병만 등 신진세력의 약진 속에 군웅할거 양상을 보이면서 유재석에 대한 집중도가 약해지는 사실을 들수있다. 아직은 일선 예능 PD들의 유재석에 대한 선호도가 압도적으로 높지만, 그를 캐스팅하는 데 따른 두 가지 제약, 즉 엄청난 출연료와 그에 상응하는 대박 프로그램을 만들어야한다는 부담감이 슬슬 다른 대안을 찾는 쪽으로 물길을 트고 있다.
한 예능 관계자는 "유재석과 강호동의 대결구도 때보다 유재석의 효용가치가 떨어진 게 사실"이라며 "강호동 프로와 경쟁할려면 유재석 뿐, 유재석 프로와 경쟁할려면 강호동 뿐 이라는 캐스팅 과제가 있던 시절에 두 MC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고 했다.
강호동이 빠지면서 유재석 천하가 될 것이라던 예능 MC 세상이 오히려 유재석에게 독이 되고 있는 현실이 아이러니다.
[엔터테인먼트 팀장]mcgwr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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