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탁구, 올림픽 '최대의 적' 은 부상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05.21 15: 51

탁구 남자대표팀이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부상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 20일 '2012 KRA 한국마사회 코리아오픈'이 성황리에 마쳤다. 매일 수 많은 관중이 한국 경기는 물론 세계 톱랭커들의 경기에 환호했다. 하지만 유남규 남자대표팀 감독은 그렇지 못했다. 고민거리가 가득한 얼굴이었다.
코리아오픈은 올림픽을 2달 여 앞두고 열리는 만큼 전초전의 성격이 짙었다. 현재 선수들의 기량을 제대로 파악, 단점 등을 보완할 절호의 기회이기도 했다. 하지만 코리아오픈에서 경험한 것은 '중국의 벽'이었다.

중국은 코리아오픈에서 21세 이하 남녀 단식을 제외한 모든 종목을 석권했다. 단식에서는 힘들게 중국 선수를 넘는다고 하더라도 또 다시 중국 선수를 만나 무너졌고, 복식에서는 세계랭킹 1~5위로 구성된 선수들이 월등한 기량을 앞세워 우승을 순식간에 따냈다. 남녀 단식과 복식 결승에 진출한 국가는 중국과 한국(여자 복식)밖에 없었다.
중국의 벽이 높다고 올림픽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 유남규 감독의 머릿속은 빠르게 회전하며 두 달 뒤의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었다.
유 감독은 "솔직히 중국에 불리하다. 단체전에서 2번 시드(한국 5월 기준 팀랭킹 3위)를 받아야 하는데 어렵다보니 준결승에서 중국을 만날 확률이 50%, 독일을 만날 확률이 50%다"며 "열심히 하고 운이 좋다면 준결승에서 독일하고 붙지 않겠나. 준결승에서 독일과 붙고, 결승에서 중국과 겨뤄보고 싶다. 중국과 100번을 경기하면 1번 이길까 말까 하지만 초반에 5점 정도 앞서면 승률이 높은 만큼 초반에 승부수를 띄워보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걱정이 있었다. 바로 부상. 남자대표팀 선수들이 30대 초중반인 만큼 잔부상이 많은 것. 현재 에이스 주세혁(32, 삼성생명, 세계랭킹 8위)은 발목 봉와직염으로 코리아오픈에 이어 중국오픈까지 포기했고, 오상은(35, 대우증권, 15위)은 무릎 부상, 유승민(30, 삼성생명, 16위)은 어깨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유 감독은 "세혁이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다행히 상은이와 승민이는 회복세다. 기본적으로 잔부상이지 큰부상이 있는 건 아니다. 아무래도 30대 초중반이다 보니 부상이 나올 수 있는 강도 높은 훈련을 하는 건 무리다. 금메달을 목표로 강훈련을 하다보면 부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큰 대회를 많이 치른 만큼 승패도 많이 경험했다. 자기가 이길 수 있는 선수가 누구고, 이길 수 없는 선수가 누구인지 안다. 그러다 보니 이길 수 있는 선수들을 상대로는 열심히 하지만, 최강 중국 선수들과 할 때는 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할까봐 걱정이 된다. 선수들 모두가 자신이 신인이라 생각하고 절실하게 끝까지 최선을 다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걱정이 산더미 같았지만 선수들에 대한 유남규 감독의 믿음은 확고했다. "일단 올림픽과 같은 큰 대회를 경험해 본 선수들인 만큼 심리적으로 믿음이 가는 선수들이다. 전성기 때에는 파워도 좋고 빨랐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 파워와 스피드가 떨어졌다. 하지만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 풍부한 경험, 그리고 심리적인 컨트롤은 어릴 때보다 좋다. 준비만 잘한다면 메달 색깔의 변화가 있을 것이다"며 올림픽을 준비하는 각오를 전했다.
sports_narcotic@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