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은시경 죽음, 아쉬움 있지만...” [인터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05.24 07: 32

드라마 종영을 앞두고 며칠째 ‘배우 조정석’에 대한 기사가 쏟아진 지난 23일 오후 홍대 인근의 한 레스토랑에서 그를 만났다.
고백하건대 MBC 수목드라마 ‘더킹 투하츠’를 보기 전에는 조정석(32)이라는 배우를 알지 못했다. 뮤지컬계에서는 이미 자리를 잡은 스타라는 것 외에는 배우 조정석에 대해 깊이 아는 것이 없었다. 많은 시청자들이 그랬듯이 ‘더킹 투하츠’를 통해 조정석을 처음 마주했다.
조정석은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으로 데뷔한 후 ‘헤드윅’, ‘그리스’, ‘내 마음의 풍금’ 등에 출연하면서 뮤지컬계에서 명성을 떨쳤다. 이후 올해 초 MBN 드라마 ‘왓츠업’을 통해 안방극장에 첫 인사를 했고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납뜩이’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공교롭게도 조정석을 만난 그날, ‘더킹 투하츠’ 19회에서 그가 연기한 은시경이 다국적 군산복합체 클럽 M의 수장 김봉구(윤제문 분)의 총에 의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았다. 조정석에게 극중에서 은시경이 죽은 이후에 기사를 쓰겠다고 전제한 후 죽는 결말에 대한 견해를 미리 물었다.
 
그는 “처음부터 작가님과 감독님이 계획하셨던 부분이었다”면서 “물론 아쉬운 것도 있지만 은시경이니까...”라면서 말끝을 흐렸다. 시청자들도 은시경의 죽음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니었다. 은시경이 왕실과 이재하(이승기 분)를 위해 몸을 내던질 사람이라는 것은 드라마를 본 시청자라면 한번쯤 예상 가능했다.
조정석은 “배우는 작가님이 써준 극본대로 감독님의 연출대로 연기를 하는 것”이라면서 “연기한 캐릭터가 죽었기 때문에 아쉬움도 있지만 그런 결말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최대 수혜자? 인기 실감 못해
은시경은 오롯이 정석대로 삶을 살기에, 사랑조차도 아주 조심스러운, 그래서 ‘답답이’로 불리는 인물이다. 마음에 품고 있던 여자이자 대한민국의 공주인 이재신(이윤지 분)의 고백에도 장난하지 말라면서 애써 외면하는 답답한 남자에게 여성 시청자들이 빠져나오지 못했다.
조정석은 “촬영이 끝난 지 얼마 안돼서 인기를 얻었는지 실감을 못하겠다”면서 “다만 식당에서 아주머니들이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고 조금 느끼고 있다”고 드라마 출연 전후 달라진 위상을 전했다.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인기를 누리면서 ‘더킹 투하츠’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더욱이 영화 ‘건축학 개론’ 흥행과 맞물리면서 조정석의 주가는 치솟고 있다.
조정석은 인터뷰 내내 이 같은 인기가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조정석이라는 배우의 인기 비결을 물어도 돌아오는 대답은 시청자와 하지원·이승기 등 드라마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는 것뿐이었다.
“저는 제 방식대로 꾸준히 연기를 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단지 이번 작품에서 운이 따랐던 것 같아요. 좋은 감독님과 작가님, 그 안에서 좋은 캐릭터를 만났고요. 좋은 선배와 좋은 동료 그리고 좋은 후배들을 만났어요. 그분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연애 할 때는 다 퍼주는 스타일
드라마 속 시경은 재신에게 첫 키스를 한 후 마음을 억누르지 못했다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인물이다. 그에게 실제 연애할 때는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조정석은 고민할 것도 없이 “다 퍼주는 스타일”이라고 한마디로 정리했다. 그는 “연애를 할 때 간이고 쓸개고 다 내주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상처도 많이 받는다. 연애에 있어서 개방적이지 못하며 하나만 보는 해바라기”라고 말했다. 드라마 속 ‘답답이’ 은시경은 그냥 나온 게 아니었다.
비록 행복하게 결실을 맺지는 못했지만 서로 사랑하는 사이를 연기했던 이윤지에 대해 조정석은 “엄청 연기 호흡이 잘 맞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윤지 씨는 정말 인성이 훌륭한 배우예요. 배려심이 깊고 정말 상대 배우가 편안하게 연기를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배우죠.”
조정석은 이달 말부터 ‘방가? 방가!’ 육상효 감독의 신작인 영화 ‘구국의 강철대오’ 촬영에 들어간다. 그는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뮤지컬 외에 다른 활동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영화와 드라마에 집중할 것 같다”면서 “하지만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언제든 출연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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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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