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교생 실습이 쇼라니? '어이가 없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05.25 09: 13

맥주광고 문제로 몸살을 앓았던 김연아(22, 고려대)가 이번에는 교생실습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22일 CBS FM '김미화의 여러분'에 출연한 한 유명 대학 교수의 발언이 일파만파로 퍼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여러분'에 출연한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김연아의 교생 실습에 대해 "김연아가 교생 실습을 성실하게 갔나. 교생 실습을 갔다기보다 한 번 쇼를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이야기가 아닌가"라며 김연아의 교생실습이 '쇼'라고 규정하는 발언을 해 누리꾼의 뭇매를 맞고 있다.

'여러분' 게시판은 이날 방송에 항의하는 글로 뒤덮였다. "우리 딸이 진선여고 학생이다. 한두 번 오고 말 것이라 생각했는데 깜짝 놀랐다고 한다"고 밝힌 한 청취자는 "황 교수님은 정확한 사실을 이야기했어야 한다. 아니면 말고라는 식은 정말 실망이다"라고 장문의 글을 올렸고 수많은 청취자들이 "왜곡 보도를 정정하고 사과 방송을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 역시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5월 8일 처음 교생실습에 나서던 날 학교 측에 양해를 구하고 공개수업을 가진 이후로 꾸준히 진선여고에 출근 중일 뿐만 아니라 다른 선생님 수업에 참관도 하는 등 여느 교생과 다를 바 없는 날들을 보내고 있다는 것.
황 교수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진선여고 학생들도 트위터 등의 소셜 네트워크(SNS)를 통해 반박글을 올리고 있다. 진선여고에 다닌다는 한 학생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첫 번째 공개수업 이후 비공개로 학교 쉬는 날 빼고 계속 학교 나오셔서 교생 실습하셨어요. 23일은 전교생 강연도 하셨구요"라고 증언했다.
이 학생은 OSEN과 인터뷰를 통해 "전교생 강연은 원래 24일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기자들이 찾아오면 부담스러울까봐 23일로 김연아 선생님이 급하게 날짜를 변경한 것"이라고 전했다. 덕분에 언론에 노출되지 않고 강연을 마칠 수 있었다는 것. 15일 스승의 날 행사와 17일 체육 수업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이를 부담스럽게 여긴 김연아가 일정을 변경한 것이다.
황 교수의 걱정과 달리 김연아는 오히려 자신의 교생 실습에 쏟아지는 언론의 관심을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다는 이야기다. 김연아가 이번 교생 실습을 정말 '쇼'로 만들고 싶었다면 전교생 강연은 놓칠 수 없는 기회였을 터였다.
비공개로 진행된 전교생 강연에서 김연아는 학생들에게 "시크릿 책에 나오는 것처럼 원하는 바를 계속 생각하며 그 꿈을 쫓다보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하며 자신이 겪었던 경험 등을 이야기하는 자리를 가졌다.
또 황 교수는 방송에서 "체육교육학과에 사이버 수업이 그렇게 많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대학에서 어떻게 그렇게 뻔뻔한 거짓말을 자연스럽게 하느냐. 연세대라면 그런 말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타 대학을 비하하는 논조의 발언까지 서슴없이 하며 스스로의 논조를 격하시켰다.
황 교수가 원래 전달하고자 했던 주장은 "김연아에 대한 특혜는 부당하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하루 얼굴만 내밀면 교생 실습도 마치고 교사 자격증도 받을 수 있는 것은 부당하다"는 발언을 하기 위해서는 정말 김연아가 교생 실습을 게을리하고 있는지 확인했어야 옳다.
오히려 황 교수는 이날 방송에서 대다수의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가 그래왔듯 김연아 역시 교생 실습을 태만히 여기고 제대로 출근하지 않았을 것이 뻔하다는 '편견'을 고스란히 내보였다. 김연아의 교생 실습을 '쇼'로 치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그가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비판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황 교수는 "스포츠 스타 김연아는 대학 생활도 불성실하게 했다고 들었다. 따라서 교생 실습도 한 번 쇼로 끝내고 말았을 것"이라는 막연한 추측과 편견에 근거한 발언으로 비난의 화살을 김연아에게 돌린 셈이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억측을 끌어온 것이나 마찬가지다. 김연아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이번 '교생실습은 쇼' 발언이 한 지성인의 날카로운 독설이 아니라 해프닝처럼 여겨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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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선여고 학생이 제공한 전교생을 대상으로 비공개 강연을 하고 있는 김연아(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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