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천 "한지민과 스캔들? 귀여운데.."
OSEN 장창환 기자
발행 2012.06.04 10: 07

기막힌 열연이었다. 드라마를 통해 박유천은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JYJ의 멤버라는 것을 잊게 만들었다. 그는 조선의 왕세자와 서울의 재벌2세 1인 2역 연기로 배우 데뷔 세 작품 만에 가장 '핫'한 스타로 발돋움했다.
지난달 종영한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의 박유천은 데뷔 2년차 배우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때로는 진중하고, 때로는 발랄한 로맨스를 펼친 그의 연기는 충분히 시청자의 이목을 끌만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박유천을 만났다. '옥탑방 왕세자'촬영이 끝난지 열흘 남짓, 피곤할 법도 하지만 박유천은 밝은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옥탑방 왕세자'는 상대극 '적도의 남자', '더킹투하츠'와 동시에 방송을 시작하면서, 10주 동안 막상막하 시청률 대결을 펼쳤고, '옥탑방 왕세자'는 마지막 방송에서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었다.
"대본 19, 20회 읽었을 때 개인적으로 재밌게 봤어요. 1회부터 18회까지 없었더라도, 마지막 두 회 분량 내용이 매우 진실 됐어요. 마지막에 작가님의 마음이 전달되는 거 같더라고요. 이런 진심이 시청자에게도 잘 전달된 것 같아요."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에게 시청률이란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부분. 영화가 관객수, 노래가 음반판매수로 평가를 받는다면, 드라마는 시청률로 평가받는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박유천은 시청률에 크게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다.
"시청률은 5%로만 나와도 어마어마한 인원이 보는 거잖아요? 5%만 나와도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사실 이번 작품 시청률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집중하면서 연기에 몰두했어요. 촬영에 바쁘다보니깐 주변 사람들을 통해 시청률을 알고 있었어요."
박유천에게 '옥탑방 왕세자'는 어떤 의미였을까. '옥탑방 왕세자'는 코믹하고 감동적인 요소를 동시에 품고 있어 시청자에게 '가장 핫한 드라마'였다. 시청자에게 사랑을 많이 받은 만큼 배우 입장에서 '옥탑방 왕세자' 촬영은 쉽지만은 않았나보다.
"작품만 두고 봤을 때 다른 작품보다 많이 힘들었던 작품이에요. 스케줄 적인 부분도 물론 있었지만, 촬영 중간에 JYJ로 남미 콘서트를 다녀온 적이 있었죠. 그런 부분에 있어서 걱정이 많이 됐었어요. 그래서 대본도 남미까지 가져갔었죠. 그리고 바쁜 스케줄 탓에 방송이 펑크 날 위기도 많았어요. 이틀 만에 70신 가까이 찍은 적이 있었는데 코피도 났었어요. 시간에 쫓기면서 찍었지만, 그래도 순간순간 집중은 잘 됐어요."
'옥탑방 왕세자'에서 사실상 박유천은 조선에서 현세로 넘어온 왕세자 이각, 이각이 환생한 인물 용태용을 포함해 용태용을 사칭하는 이각 총 세 역할을 소화했다. 내면 연기가 혼란스러울 법도 하지만 박유천이 느낀 문제는 말투뿐이었다.
"절대 연기적인 면에서는 혼란스럽지 않았어요. 이각이라는 인물 하나로 이런 저런 모습을 보여 준다기보다는 순간순간 대본을 읽다보니 그런 변한 모습을 소화할 수 있었죠. 그런데 완전한 용태용이 됐을 때는 많이 애를 먹었어요. 현대어를 따라잡지 못했죠.(웃음) 오히려 말투에 대해 의식을 더 많이 하다 보니 애를 먹었죠."
박유천은 '성균관 스캔들'에서 사극연기를 보여줬고, 이번 '옥탑방 왕세자' 또한 사극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작품 선택에 있어서 장르적인 고민은 없었을까.
"이번 작품을 하기 전 작년에 '해를 품은 달' 제의가 들어왔을 때 사극이라는 장르에 살짝 거부감이 들어서 부담됐었어요. 정말 전통 사극을 잘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없었죠. 그래서 사극을 피하려 한 것도 사실이고요. 이번에 연기할 때는 많이 즐기면서 했어요. 부족하지만 자유롭게 한다는 재미가 있었죠."
극 중 상대역 한지민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박유천은 한지민이 워낙 상대방을 배려해주는 성격이라고 칭찬부터 늘어놨다.
"한지민 누나와 처음 테스트 촬영 때 처음 보고 굉장히 어색했어요. 그때가 '빠담빠담' 끝나고 바로 합류했을 때라 컨디션도 많이 안 좋은 것 같아서 대화를 많이 못했어요. 다행히도 첫 촬영 때 단둘이 붙는 신이 아니라 3인방(이민호 정석원 최우식)이 같이해서 어색함이 덜 했어요.(웃음) 이후 저는 어색함을 깨려고 빨리 친해지려고 했어요. 둘이 붙는 신이 많아서 걱정돼 됐죠. 지민이 누나 성격 자체가 워낙 상대방을 편하게 해줘요. 털털하고 시원시원하죠. 그렇게 편해진 상황에서 연기를 하다 보니 합이 잘 맞더라고요. 그래서 연기하는 데 정말 편했어요. 제가 지민이 누나를 이끌어 줬다는 기사를 봤는데, 지민이 누나가 제가 이끌어 주게끔 만들어 줬어요.(웃음) 예를 들어 대사에 대해 고민거리가 있으면 그걸 먼저 제작진에게 얘기해주고, 의견도 먼저 제시해줬어요. 선배로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많이 만들어줬죠. 굉장히 고마웠어요.
드라마에서 보여준 완벽한 호흡 때문일까. 시청자들도 '박유천과 한지민이 진짜 만나는 건가'라는 추측을 내놓기도 했다. 박유천의 대답은 "정말 편한 사람"이었다.
"저는 그런 생각 없이 자연스럽게 연기했을 뿐이었어요.(웃음) 지민이 누나는 아담하고 귀여운데 털털하기도 해서 누구든 챙겨주게끔 만들어주고 싶게 하죠. 두근거리는 마음이 생겼다면 아무렇지도 않게 손잡고, 사진 찍고 할 수 없었죠. 서로 정말 편한 사이에요. 지민이 저뿐만 아니라 어느 남자 배우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거 같아요. 그게 지민이 누나의 매력인 거 같아요. 지민이 누나와 찍은 사진을 본 대중은 '잘 어울린다'고 많이 해주세요. 미용실 원장님도 '너 한지민 씨랑 뭐 있는 거 아니냐'고 묻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제가 그 거에 대한 답을 하기 전에 현장 스태프가 '절대 아니다'며 웃더라고요. 여자친구가 생기면 먼저 공개할 거에요.(웃음)
아이돌그룹 멤버이자 아직 젊고 유망한 배우 박유천이 왜 공개 연애를 하고 싶다고 선언했을까. 얼마 전 돌아가신 아버지께 교제했었던 여자친구를 단 한 번 도 소개시켜 준 적이 없다고 한다.
"이 생각은 이번에 가진 게 아니고 예전부터 있었어요. 제가 지금까지 부모님에게 한 번도 여자친구를 소개시켜준 적이 없어요. 아버지가 많이 편찮으신 기간에 빨리 좋은 사람 만나서 소개시켜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컸죠. 그래서 더 못 만난 것 같아요. 쉽게 만나는 사랑을 보여드리면 안 되니까요. 그러다보니 그 마음이 더 커진 것 같아요. 아버지 산소에 데려갈 수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공개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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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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