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막힌 열연이었다. 드라마를 통해 박유천은 세계적인 아이돌그룹 JYJ의 멤버라는 것을 잊게 만들었다. 그는 조선의 왕세자와 서울의 재벌2세 1인 2역 연기로 배우 데뷔 세 작품 만에 가장 '핫'한 스타로 발돋움했다.
지난달 종영한 드라마 '옥탑방 왕세자'의 박유천은 데뷔 2년차 배우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훌륭한 연기력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때로는 진중하고, 때로는 발랄한 로맨스를 펼친 그의 연기는 충분히 시청자의 이목을 끌만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박유천을 만났다. '옥탑방 왕세자'촬영이 끝난지 열흘 남짓, 피곤할 법도 하지만 박유천은 밝은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했다.
박유천과 여자주인공 한지민의 호흡은 훌륭했다. 그만큼 실제 연인 같은 연기를 펼쳤기 때문이다. 또한 충복 3인방(이민호 정석원 최우식)과의 호흡도 빼놓을 수 없다. 박유천은 이들과 처음 만났지만, 나이대가 비슷해 나중에는 자연스럽게 호흡이 맞았다고 한다.
"3인방과의 연기는 정말 재밌었어요. 처음에는 나이대가 비슷하니 오히려 호흡이 정말 잘 맞을 지 걱정을 많이 했어요. 다행인 것은 저와의 호흡을 맞추기 전에 3인방끼리 호흡이 잘 맞다 보니 거기에 내가 얹히는 것은 문제가 없었어요.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나오지 않았나 생각해요. 세 명 다 준비를 많이 해오고 설정하나 까지 다 잡아왔어요."
이번 '옥탑방 왕세자'를 통해 박유천은 데뷔 세 작품 만에 연기력에 물이 올랐다는 호평을 받았다. 박유천은 '아직 물이 오른 것 아닌 것 같다'며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연기력에 물이 올랐다는 것은 아닌 것 같아요.(웃음) 부담감이나 압박감을 떨쳐내고 연기에 몰입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이번에도 재밌게 촬영에 임했고, 연기에 대한 맛을 알게 됐어요. 연기를 수업을 받은 것도 아니고 이번 촬영에서 감독님과 대화하고 톤 잡는 정도가 전부였어요. 인생의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잖아요. 그런 것을 많이 느끼고 나니깐, 그걸 바탕으로 연기가 좀 나온 것 같아요. 경험이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알게 됐어요. 예를 들어 저수지에서 박하를 안고 오열하는 장면도 제가 살면서 경험한 부분이기 때문에 연기로 나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옥탑방 왕세자'는 '열린 결말'로 마무리 지었다. 용태용과 박하(한지민 분)가 남산에서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고, 그 때 용태용이 이각으로 변하는 장면이다. 박하와 손을 잡은 인물은 누굴까. 박유천의 생각은 용태용이다.
"저는 마지막에 박하를 만난 사람은 100% 용태용이라고 생각해요. 그 용태용 안에 이각의 기억이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아요. 용태용은 이각의 환생체죠. 그래서 용태용도 무의식적으로 느끼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곤룡포를 입으면서 손잡고 우는 장면에서는 이각이 돌아온 것도 아니고 정말 한 사람을 사랑하고 보내야 하는 그리움을 표현한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건 받아들이는 사람마다 다른 거겠죠."(웃음)
'옥탑방 왕세자'를 통해 박유천의 아줌마 팬들은 더욱 많아졌다. 아줌마 팬들을 항상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는 박유천은 그들에게 애교도 부린다고 한다. 이게 아줌마 팬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많이 신기한 게 전국 어딜 가나 아줌마 팬들이 있어요. 많이 예뻐해 주시는 것 같고요.(웃음) 어른들과 함께 있는 것이 편해요. 수다 떠는 것도 좋아하고, 애교도 부리고 하니깐 어머님들이 어려서부터 저를 많이 좋아하셨어요.(웃음) 어머님 역할 하시는 선배님들도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고요."(웃음)
박유천의 친동생 박유환도 배우다. 알려진 대로 박유천은 동생을 끔찍하게 아낀다. 자신이 마지막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도 박유환과 함께 프랑스 칸에 가는 것이다.
"유환이와 함께 프랑스 칸에 진출하고 싶어요. '백상예술대상'에 한번 같이 나가보니깐 정말 좋더라고요. 한 테이블에 앉아 있으니깐 뿌듯하기도 하고요. 칸에서 레드카펫도 밟고 사진도 같이 찍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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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