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콘 중지' 카타르, 제꾀에 제가 넘어가고 말았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06.09 19: 41

'꼼수'는 '꼼수'로 끝났다. 제꾀에 제가 빠지면서 결국 대패하고 말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 대표팀은 9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차전 카타르와 경기서 4-1의 대승을 거뒀다.
이날 카타르는 꼼수를 썼다. 전날 파울루 아우토우리 감독이 의미심장하게 예고한 대로 에어콘을 가동하지 않았던 것. 하지만 대표팀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평소보다 낮은 섭씨 34도 정도를 기록한 경기장은 선수들이 플레이를 펼치는 데 큰 부담은 없었다.

워낙 낮시간 동안 뜨거웠기 때문에 경기장에 고온이 남아 있기는 했지만 생각만큼 부담이 큰 것은 아니었다. 이미 카타르 스타스 리그에서 뛰고 있는 이정수(알 사드)를 비롯해 중동에서 경기를 펼친 경험 많은 선수들이 즐비했기 때문에 경기력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경기력에서 어려운 상황도 있었다. 에어콘 가동을 위해 지어진 경기장이라 보통의 스타디움에 비해 바람이 통하는 부분이 적은 상황. 그래서 선수들이 경기를 펼치면서 바람을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오히려 플레이가 적극적으로 이뤄지면서 더욱 경기를 지배한 쪽은 한국이었다.
전반 시작과 함께 곽태휘(울산)의 수비 실수가 생기면서 선제골을 내줬다. 그러나 카타르가 유리한 상황은 거기까지였다. 이후 김보경(세레소)의 돌파에 이어 이근호(울산)의 헤딩슈팅이 성공하면서 경기는 1-1이 됐다.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전반 내내 헤매던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가 빠진 뒤 교체 투입된 김신욱(울산)의 활약으로 대표팀은 연달아 2골이나 터트렸다. 그만큼 대표팀은 카타르를 기본적인 전력에서 확실히 압도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대표팀의 경기력은 좋아졌다. 이근호가 적극적인 돌파에 이어 머리로 골까지 만들어내는 활약을 선보이는 등 에어콘 가동과는 전혀 상관없는 모습이었다.
결국 카타르는 자가당착에 빠지고 말았다. 더운 날씨에 에어콘을 틀고 경기를 치러왔던 그들은 자신들이 에어콘 없는 경기장에서 흔들리면서 제 꾀에 자신이 넘어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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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하(카타르)=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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