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극장가, 노출-집착-광기 여자들 세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06.15 18: 09

무서운 여자들이 6월 극장가를 뒤덮었다. 
상반기 영화계는 여자들의 활약이 유난히 눈에 띈다. 영화 ‘화차’의 김민희부터 ‘돈의 맛’의 윤여정, 특히 이번 달에는 ‘후궁: 제왕의 첩’(이하 후궁)의 조여정과 박지영, ‘미확인 동영상: 절대클릭금지’(이하 미확인 동영상)의 강별이 관객들에게 색다른 섬뜩함을 선사하고 있다.
먼저 사랑을 위해 입궁한 한 여인이 살아남기 위해 변해가는 모습과 그런 여인을 사랑하는 왕의 이야기를 그린 에로틱 궁중 사극 ‘후궁’에서는 두 명의 여자, 화연(조여정 분)과 대비(박지영 분)가 혀를 내두를 정도의 표독스러움을 보여주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버리고 궁으로 들어간 중전 화연은 살아남기 위해 독을 품고 살아간다. 자신을 사랑하는 왕 성원대군(김동욱 분)뿐만 아니라 대비와도 팽팽한 감정대결을 벌인다.
특히 선왕(정찬 분)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 깊숙한 곳에 칼을 감추고 조용하게 살아왔던 화연이 극 후반 아이를 위해 선사하는 반전은 충격적이다.
궁의 거친 풍파를 견디고 이겨낸 대비는 왕의 자리를 향해 점점 커져가는 욕망 때문에 사람을 죽이는 것도 마다치 않는다. 선왕의 죽음을 몰아간 대비는 이후 왕위에 오른 아들 성원대군이 마음에 둔 화연을 제거하려고까지 한다.
권력욕과 왜곡된 모성애로 결국 스스로를 파멸로 몰아가는 대비는 무서운 것과 동시에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마지막으로 ‘미확인 동영상’의 강별은 탁월한 공포연기로 충무로의 새별로 주목받고 있다. 클릭하는 순간 죽음이 시작되는 저주 걸린 동영상을 소재로 한 ‘미확인 동영상’에서 강별은 저주 걸린 동영상에 집착하다가 결국 섬뜩한 공포를 경험하게 되는 정미 역을 맡았다.
강별은 극 초반 발랄하고 풋풋한 여고생의 모습부터 소름 돋는 공포 앞에 점점 피폐해져 가는 복잡한 캐릭터를 기대 이상으로 소화해냈다. 특유의 큰 눈으로 강렬한 눈빛 연기는 물론이고 자연스러운 비명 연기, 아찔한 위험을 감수하며 몸을 내던지는 호연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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