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품격'이 생명 위협했다..'시청자 고소'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06.17 11: 17

최윤 변호사님. 이른 아침부터 웬일이냐고요? 저 드라마 한 편 고소하려 왔습니다. 간밤에 호흡곤란과 불면증을 야기한 못된 드라마입니다. 바로 SBS '신사의 품격'입니다. 아. 왜 하필 일요일에 이 난리냐고요? 월요일엔 제가 바쁠 예정이거든요. 
5초만 눈감아보라는 수작(?) 따윈 부리지 않을 테니 그래도 차는 한 잔 내주세요. 드라마 한 편 때문에 생명을 위협당한 이 당황스럽고 어처구니없는 얘기를 시작하려면 마음의 안정이 좀 필요하거든요. 아침에 커다란 욕조에 거품을 잔뜩 풀고 몸을 담구고 왔는데도 아직도 간밤의 증상이 사라지질 않아요. 휴.. 힘들지만 파이팅 넘치게 얘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토, 일요일 밤 10시에 방송하는 '신사의 품격'이란 드라마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보고 있으면 숨이 가빠지고 다 끝나고 나도 계속 심장을 벌렁거리게 만드는 요상한 물건이에요. 장동건 김하늘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 윤세아 윤진이 등이 나오는데요. 이거 뭐 장동건만 멋있는 게 아니라 김하늘도 완전 사랑스럽고 김수로 김민종 이종혁도 갖고 싶어 죽겠습니다. 윤세아, 윤진이.. 이 두 여자도 얼마나 사람 가슴 짠하게 하는 줄 아세요?

시청자의 위기는 김은숙 작가에게 기회인가 봅니다. 대체 어디까지 웃기고 어디까지 설렐 건지 모르겠어요. 일단 장동건이 심하게 섹시합니다. 고소영한테 도로 '만인의 연인' 자리에 갖다 두라고 하고 싶을 정도니까요. 불혹의 품절남이 이렇게 쭉 멋있는 걸로 외길만 걸으면 어떡합니까. 아직 장가 못간 독거남들이 지천에 깔렸는데 말이죠. 어쩌다 가끔 몇 시간쯤, 아니 일주일 쯤 기억을 못하는 기억상실증쯤 있으면 어때요? 이렇게 섹시하고 아찔하고 발칙한 남자라면 저 같으면 걸려오는 전화 만날 받아주겠어요.
김하늘한테 하는 것 보면 부러워 죽을 지경이에요. 까칠하다니요. 사실은 얼마나 속 깊은 남잔지.. 휴, 또 간밤에 봤던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호흡이 가빠지고 있어요. 너무 생생한 게 고민이네요. 마치 내가 턱을 잡혀 키스를 당한 것 같다고요. 정말 키스를 매달 적금 붓듯 했나봐. 참으로 장한 일을 한 장동건의 입술이었습니다.
김하늘 이 여자도 말이죠. 회를 거듭할수록 너무도 예쁘고 사랑스럽더군요. 여자가 봐도 심장이 두근댈 만큼 이 대책 없는 여자, 참 스트레스네요. 나 같아도 집에 안 보내고 싶겠다. 김수로 짝사랑한 거 들켜서 친구와도 어색해지고 이래저래 곤란해졌지만 집 앞까지 찾아온 장동건한테 "당신 내 관심 끄는 데는 실패했어요"라고 당당히 말하는 그 모습. 김하늘이니까 용서가 됩디다. 돈 많고 얼굴 값 제대로 하는 남자가 그렇게 자기가 좋다는 데 과연 누가 마다할까요?
어제 밤, 두 사람 소파 위에 포개져 넘어지는데 호흡 곤란 증상이 심해져 머리가 어지러웠습니다. 일단 그 장동건이 상상한 김하늘의 야옹이 속옷은 어디서 파는지 나도 하나 사러 가야겠네요. 두 사람 두근두근 장면 때문에 1분에 한번 씩 심호흡하면서 겨우겨우 목숨을 부지하며 보고 있는데 또 다음 회 예고는 어땠는지 아세요?
글쎄, 장동건이 "나 잘생겼죠? 이성 말고 감성에 자기를 맡겨 보는 건 어때요? 아님 나한테 맡겨 보던가"라면서 김하늘한테 다가가는 장면이... 거기서 호흡 곤란이 최고조에 올랐고 지난 밤 내내 불면증에 시달리다 결국 이렇게 고소를 하려 왔습니다. 이렇게 생명을 위협하고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못된 드라마는 마땅히 시청자들의 손해를 배상해줘야 합니다. 이제 당장 오늘 밤, 아니 또 끝나고 나면 다음 주말까지 기다리느라 아무 일도 손에 안 잡힐 거라고요.
최 변호사님. 유사한 예로 지난해 초에도 제가 고소했던 드라마가 있거든요. '시크릿가든'이라고. 그 물건도 어찌나 발칙하던지.. 반 죽다가 살아났던 기억이 나네요. 부디 참고하시어 꼭 '신사의 품격' 고소 건을 진행해주세요. 아 참, 그리고 그 쪽에 전해주세요. '합의는 없는 걸로~'
(향후 이 호흡곤란과 불면증, 일상생활 장애가 계속될 경우, 계속해서 극중 개개인에 대한 고소도 차례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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