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LG, 5할 승률 복귀 두 과제는?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07.06 06: 57

LG가 6월 성적 9승 13패 2무, 지난 10경기 2승 8패로 올 시즌 최악의 위기에 봉착했다.
6월 중순 타격 사이클 하락을 시작으로 불펜진의 연속 블론세이브, 토종 선발투수들의 고전으로 침체에 빠진 LG는 삼성에 지난 2경기를 모두 내주며 6월 28일 이후 다시 5할 승률 -4를 찍었다.
무엇보다 투타의 엇박자가 극심했다. 지난 10경기에서 선발투수들은 퀄리티스타트 5번을 기록했지만 타선이 침묵하거나 불펜진이 난조를 보이며 호투가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상대팀과 선발대결에서 패한 경우에는 그대로 팀 전체가 무너졌고 자잘한 수비 미스도 반복됐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서기엔 너무나 이른 시점이다.  

 
일단 LG는 6일부터 부상과 부진으로 빠졌던 주축 선수들을 모두 1군 엔트리에 올린다. 5일 이대형과 이승우가 1군 엔트리에 등록된 것에 이어 6일에는 이진영이 32일 만에 1군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아직 이진영의 몸상태가 80% 수준이기 때문에 당장 외야수 선발출장은 힘들지만 대타 및 지명타자 역할에는 문제없다. 이대형은 수비와 주루에서 힘을 보탤 것이며 이승우는 불펜에서 롱맨, 원포인트 릴리프 등 조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들의 합류는 반가운 요소지만 무엇보다 지금 LG에 필요한 것은 복귀 전력과 함께 시즌 초 좋았던 모습을 되찾는 것이다. LG가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고 김기태 감독이 목표로 했던 전반기 ‘5할 승률 복귀’를 이루기 위한 과제 두 가지를 짚어본다.   
 
▲ 무너진 팀 수비 회복
시즌 초 LG가 선전했던 요인 중 한 가지는 세밀한 팀 수비였다. 단순히 한 두 명의 수비력이 향상된 것이 아닌, 팀워크에 의한 수비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갔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부터 부단히 강조했던 ‘상대주자의 발을 묶는 수비’가 실현됐다.
4월 19일 청주 한화전에선 10회말 양영동의 홈송구로 패배의 수렁에서 빠져나와 극적인 승리를 거뒀고 4월 20일 잠실 SK전에서도 오지환과 양영동을 비롯해 내외야진의 호수비가 나타났다. 4월까지만 해도 LG는 외야 릴레이 플레이나 더블플레이 마무리, 도루 견제 등이 지난 몇 년에 비해 몰라보게 향상됐었다.  
최근에는 반대였다. 외야진과 내야진이 호흡을 맞추지 못하면서 실책성 플레이가 눈에 띄게 많아졌고 그로 인해 상대에게 한 베이스를 더 허용하고 있다. 시즌 초 정교했던 외야 릴레이 플레이는 실종됐고 클러치 수비도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내야진도 병살타를 유도할 수 있는 타구를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하며 이닝을 길게 끌고 가곤 한다. 자연스럽게 팀 실책도 59개로 8개 구단 중 가장 많다.  
시즌 초 김기태 감독은 “선수들에게 기본적인 부분을 부단히 강조하고 있다. 실책은 저지를 수 있다. 하지만 백업이나 콜플레이 미숙 등은 절대 허용치 않는다”다고 팀 수비의 중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은 최근 팀 수비력 저하를 통감하며 “세밀한 부분이 안 되기 시작한 게 최근 부진의 원인이 아닌가 싶다. 코칭스태프 회의를 통해서도 미세한 부분부터 바로잡자고 강조하고 있다”며 당장 수비부터 바로잡겠다는 뜻을 밝혔다.
 
▲ 불펜 정상화
올 시즌 LG 마운드의 색깔은 강한 불펜진이었다. 좌·우·사이드암 투수들을 골고루 갖춰 언제든지 상대에 대처할 수 있는 불펜진을 구축했다. 개막 당시 선발진에는 1선발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만 유독 빛났지만 불펜 자원은 리그에서 가장 풍족한 팀으로 꼽혔다.
실제로 6월 중순 이전까지 LG 불펜은 막강함을 증명했다. 유원상이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잠재력을 폭발시켰고 봉중근이 마무리 투수로서 13연속 세이브를 기록하며 뒷문을 잠궜다. 시즌 초 류택현은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절묘한 제구력을 앞세워 마운드를 지켰고 우규민은 시간이 흐를수록 구위와 제구력을 되찾아 롱맨 역할을 해냈다. 이동현도 2군 등판을 통해 자신감과 구위를 되찾아 필승조로 활약 중이다.
하지만 우규민이 선발진으로 자리를 옮기고 원포인트 릴리프 이상열이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3할4푼로 부진하면서 불펜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발 로테이션 진입에 탈락했지만 불펜에서 힘이 되어주길 기대했던 임찬규와 임정우는 불펜에서도 난조를 보였다. 중간이 약해지니 선발 싸움에서 승리하지 않으면 역전할 기회 자체가 줄어들었다. 마무리 투수 봉중근의 이탈과 무관하게 최근 10경기 동안 세이브 상황 자체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결국 줄곧 불펜 평균자책점 3점대를 유지했던 모습도 사라지고 현재 4.11까지 치솟았다.
일단 LG는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마운드에 온 힘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주키치-리즈-김광삼-최성훈 4인 선발로테이션을 돌리는 가운데 선발투수로 기용했던 우규민을 다시 불펜에 배치했다. 좌타자 상대 원포인트 릴리프의 부재는 이승우가 해답이 될 수 있다.
김기태 감독은 4인 로테이션 운용에 대해 “올스타 브레이크 전까지 선발 투수들의 등판 날짜를 계산해 봤는데 큰 문제없었다. 앞으로 딱 한 경기에 공백이 생기긴 하는데 장마철이고 2군에서 1군 선발 등판을 노리는 투수들이 많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보이면서 선발진 운용의 변화가 불펜진의 과부하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5일 잠실 삼성전이 취소된 후 김 감독은 올 시즌 전체를 돌아보며 “감독인 나부터 최근에 그저 ‘잘 되겠지’하는 안일한 마음가짐을 지니고 있었던 게 아닌지 돌아봤다.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고 마음을 다잡았다”며 팀이 시즌 초의 모습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어 김 감독은 “모든 팀들이 시즌 중 상승세와 하락세를 겪기 마련이다. 우리 같은 경우 지난 몇 년 동안 한 번 떨어지면 이를 극복하지 못해왔기 때문에 올 시즌도 마찬가지라고 보는 시선이 많은 것도 안다”면서 “하지만 다행히 선수들이 여전히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이병규와 박용택을 중심으로 여전히 결속력을 보이고 있다”고 반전 가능성을 힘주어 말했다.
LG는 전반기 마지막 12경기를 4위권에 자리한 삼성, 두산, SK, 넥센과 치른다. 김 감독의 의도대로 LG가 반등을 이룬다면 중위권 싸움은 다시 한 번 대혼전으로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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