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신음' 이만수, "날 떠버리로 만들지 마라"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2.07.11 09: 25

"팀을 위해 뛰어달라."
항상 '기본, 집중, 팀' 3가지를 강조하던 이만수 SK 감독이다. 그러나 7연패 탈출을 위해 '팀'을 더욱 부각시켰다.
넥센과의 경기가 비로 연기된 지난 10일 문학구장 홈 덕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만수 감독은 최근 팀이 7연패에 빠진 데 대해 "감독보다 선수들이 힘들다. 선수들이 감독을 잘못 만나 고생하나 싶었다. 감독이 좀더 잘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코치들에게도 미안하다. 7연패를 하니까 다들 내 눈치를 많이 보더라"면서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 회식을 한 번 할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감독은 경기가 없었던 전날(9일) 10분 동안 미팅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7연패에 빠진 팀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서라고.
이 자리에서 이 감독은 "감독이 책임진다"는 사실을 새삼 강조했다. 연패가 길어지면서 선수들이 받을 부담이 크다는 생각 때문에 한 번 더 주지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또 "너무 이기려고 들지 마라. 그렇다보면 힘이 들어가고 자신이 가진 능력의 60~70% 정도 밖에 발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벤치에서는 좀 웃고 농담도 하라"고 말했다.
이날 이 감독은 선수단 앞에서 윤희상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올 시즌 16경기에 등판, 4승 7패 4.0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다. 첫 풀타임 선발 투수로 뛰고 있지만 유일하게 한 번도 로테이션을 빠지지 않은 윤희상이다. 이 감독은 이런 윤희상의 꾸준함을 높게 평가했다. "윤희상에게 고맙다. 프로정신과 희생정신이 팀을 위해 발휘한 것"이라는 그는 "성적은 비록 4승뿐이지만 그 이상을 해주고 있다. 자기보다는 팀 위해 뛰어주길 바란다"고 팀워크를 강조했다.
또 이 감독은 "미팅에서는 항상 말해오던 '기본, 집중, 팀' 중 '팀'에 대해서만 강조했다"고 말하며 2005년 당시 불펜 코치로 활약했던 메이저리그팀 시카고 화이트삭스가 88년 만에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예를 들었다.
"모든 야구인, 언론인들은 화이트삭스를 하위권으로 꼽았다. 더구나 우승 확률은 0%였다. 스타 역시 프랭크 토머스 정도였다. 그렇지만 하나로 뭉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고 떠올린 그는 "SK도 올해 전문가들이 하위권으로 봤다. 하지만 난 무조건 계속 우승을 외치고 있다. 자기가 아니라 팀으로 뭉치면 된다. 나를 떠버리로 만들지 마라"고 선수들에게 파이팅을 강조했다.
이 감독 자신은 연패 스트레스를 어떻게 견뎌내고 있을까. 이 감독은 "신앙을 갖고 있고 미국 생활도 오래했기 때문에 잘 견디고 있다"면서 "연패를 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았다. 어떻게 하면 연패에 빠지지 않을까 공부가 많이 됐다. 감독 초년병 때 경험을 해서 고맙다"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 감독은 연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로테이션이 되지 않고 있는 선발진, 장기화되고 있는 타자들의 슬럼프"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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