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빅', 그래도 공유 있어 다행이다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07.17 17: 21

KBS 2TV 월화드라마 '빅'이 좀처럼 시청률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종영까지 3회 만을 남겨놓은 지금, 여전히 10%대 진입도 못한 상황. 동시간대 절대 강자였던 MBC '빛과 그림자' 종영 이후, (아무리 쟁쟁한 라이벌 SBS '추격자'가 있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시청률 상승세를 노려봄직 했지만 수혜는 '추적자'만이 입었다. '추적자'는 '빛과 그림자' 퇴장 이후 시청률 20%대에 진입하며 폭발적인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빅'의 시청률 성적표는 대단히 아쉽다. '공유-이민정'이라는 '대세 커플' 캐스팅에 이제 막 연기에 재미를 붙인 팔팔한 아이돌 수지까지 합세했다. 그 뿐인가. '최고의 사랑',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 '미남이시네요' 등 최근 몇 년 새 대한민국 '로코'를 논하며 빠뜨리기 힘든 '홍자매' 작가가 대본을 맡았다. 기대를 하지 않으려 해도 안 할 수 없는 작품이었다.
전작 '사랑비'가 4~ 5%대 처참한 시청률로 퇴장했어도 '빅'의 초반 기세는 당당했다. 작품으로 승부한다면 시청률 견인쯤이야 시간문제였다. '빛과 그림자'가 장기 집권하고 있는 상황이 다소 부담스럽긴 했지만 2위쯤은 따 놓은 당상이란 의견들이 힘을 얻었다. '추적자'가 예상외의 복병일 줄은 방송 시작 전까지 관계자들조차 생각지 못한 결과다.

하지만 이 작품은 무너졌다.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쪽박'이라 단정하긴 어렵지만 냉정한 자기 평가 측면에서 분명 이건 기대 이하다. 힘이 없는 스토리, 단조로운 연출이 뒤엉켜 작품의 완성도를 논하기 어려워졌다. 설득력 없는 인과에 의한 사건들이 반복되고 주인공들은 물론 이들을 둘러싼 주변인물 캐릭터들조차도 공감을 사지 못한다.
그나마 이 드라마가 8%대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건 그나마 공유라는 '로코'에 최적화된 배우 덕이 아닌가 싶다. 공유는 갈팡질팡 스토리 속에서도 어떻게든 안간힘으로 캐릭터를 붙잡고 있는 인상을 준다. 때로는 섹시하고 때로는 애절하게 파트너 이민정의 마음을 흔들고 시청자들의 가슴까지 녹였다. 특히 19세와 31세라는 연령의 간극을 능수능란한 연기로 오갔다. 5년 전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로코킹' 다운 매력이 이번에도 역시나 폭발했다.
지난 해 아동 성폭력 실태를 고발한 영화 '도가니'에서 무겁고 진중한 연기를 보여줬던 그는 브라운관으로 돌아와 달달하고 말랑하고 섬세한 남자로 변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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