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빅’한 연기력이 ‘빅’을 살렸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2.07.25 07: 30

역시 공유는 시청자들이 ‘실망감’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배우가 아니었다.
공유는 KBS 2TV 월화드라마 ‘빅’(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지병현 김성윤)에서 자동차 사고로 30살 완벽한 스펙을 가진 의사 서윤재의 몸으로 들어가게 된 18살 질풍노도 사춘기 소년 강경준 역을 맡아 입체적인 캐릭터 표현으로 호평을 받았다.
실제로 올해 34살인 공유가 두 달 반 동안 10대의 언어를 쓰고 개구진 표정을 짓는 모습들, 이민정에게 반항하는 것까지 전혀 어색하지 않았던 이유는 뭘까.

데뷔 11년차인 공유는 지금까지 크게 연기력 논란에 크게 휩싸인 적 없던 배우 중 한 명이다. 매 작품마다 진정성 있는 연기로 시청자들을 극에 몰입시키는 힘이 있는 배우다.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면 공유는 드라마 ‘건빵선생과 별사탕’ 출연 당시 26살이었지만 19살의 반항기 짙은 고등학생 역을 맡아 선생님(공효진 분)을 짝사랑하는 연기를 했을 때도 어색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작품으로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지만 안정적인 연기로 공유라는 이름을 어느 정도 알렸다.
이어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도 최한결이라는 캐릭터를 100% 자기 것으로 만들며 찬사를 받은 공유는 점점 더 깊이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후 군대를 다년 뒤 영화 ‘김종욱 찾기’, ‘도가니’를 통해 연기력을 더욱 탄탄하게 만든 공유는 ‘빅’으로 다시 한 번 로맨틱 코미디에 도전했다.
비록 ‘빅’이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며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지만 공유는 가장 잘 여문 상태의 연기로 ‘빅’을 견고하게 만들며 극찬을 받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18살과 30살, 1인 2역에 도전하며 코믹연기를 시도한 공유는 어른에서 소년으로 또 다시 어른으로, 자유자재로 캐릭터를 무리 없이 완벽하게 소화해 냈다. 공유가 서윤재였을 때 사랑하는 여자 길다란(이민정 분)을 대할 때는 스킨십조차도 조심스러워 하는 무한매너의 남자였고 강경준이었을 때는 다란이 콩을 먹으라고 해도 싫다고 투정부리는 영락없이 18살 철부지 아이였다.
공유가 연기한 서윤재는 기대고 싶은 남자였고 강경준은 안아주고 싶은 남자였다. 그만큼 서윤재와 강경준의 캐릭터는 분명했다. 공유는 한 작품 안에서도 두 가지 연기변신이 가능한 배우라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결국 공유의 ‘빅’한 연기력이 ‘빅’을 살렸고 이에 공유를 빼놓고 ‘빅’이라는 드라마를 절대 얘기할 수 없다고 말하고 싶다.
kangsj@osen.co.kr
KBS 2TV ‘빅’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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