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강 한국 견제' 양궁 규칙, 어떻게 변했나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07.27 08: 03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에서 규칙이 수없이 바뀌었던 종목이 있다. 한국이 세계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양궁이다.
그간 양궁이라는 스포츠 자체는 워낙 오랜 시간이 걸려 지루한 면이 있었고, 올림픽에서 인기종목으로 거듭나지 못했다. 국제양궁연맹은 칼을 뽑았다. 점점 스피디하고 박진감 있는 규칙으로 바뀌었다. 팬들과 미디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올림픽에서 매번 압도적인 기량을 보이는 한국을 견제하기 위한 국제양궁연맹의 암묵적인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했다.

2012 런던올림픽 역시 지난 몇 번의 올림픽과 비교해보면 정말 많은 규칙들이 바뀌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토너먼트 방식이 도입된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 이후 2004년 아테네까지 64강전부터 16강전까지는 18발, 8강부터 결승까지는 12발을 쐈지만 2008년 베이징 때는 12발로 통일이 됐다.
그리고 이번 런던올림픽서는 세트제가 새롭게 실시된다. 한 세트에 3발씩 5세트까지 대결을 펼쳐 세트 점수가 높은 선수가 승리하게 되는 방식인데 한 세트마다 승리 시 2점, 무승부 시 1점, 패할 시 0점을 부여해 총 승점 6점을 먼저 획득하는 선수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방식이다.
다음 세트의 점수가 승부에 영향을 주지 않게 되면 경기는 자동 종료되고, 만약 5세트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할 경우 슛오프(1발을 발사해 높은 점수를 쏜 쪽이 승리, 동점이면 중앙에서 더 가까운 쪽이 승리)를 통해 승자를 결정한다. 이렇게 세트제로 승부를 가릴 경우 총합 점수가 더 높더라도 승점에 뒤져 운에 따라 패배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기량이 월등한 한국에 불리한 제도임에 틀림이 없다.
교대발사 시간(1발을 쏘고 다음 1발을 쏠때까지의 시간)도 끊임없이 변해왔다. 2004년에는 40초이던 것이 2008년에는 30초로 줄어들었고, 이마저도 런던에서는 20초로 줄었다. 순간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대사를 그르칠 수도 있을 정도의 짧은 시간이다.
예전에는 쏘는 발수가 많았고 교대발사 시간도 길었기 때문에 몇 발을 실수해도 기량이 출중한 한국 선수들이 만회할 기회가 충분했지만 지금은 쏘는 발수와 대기 시간이 확연히 줄어듬에 따라 상대편이 좋은 점수를 쏠 경우 한국 선수들도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이변도 생겼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이다.
한국 양궁은 그간 여자 개인전서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지난 1984년 LA 대회 이후 2004년 아테네 대회까지 6회 연속 금메달을 포함해 은 5, 동 4개를 획득했다. 하지만 베이징서는 18년 만에 중국에 우승을 내주고 금맥이 끊겨버렸다. 충격적인 결과였다. 규칙의 변화가 이변에 한 몫을 톡톡히 했다.
규칙을 거스를 수는 없다. 한국 대표팀이 바뀐 규칙에 적응해야 한다. 세트제에 대한 대비를 충분히 한 양궁 대표팀은 2012 런던올림픽서 사상 첫 전종목 석권을 노리고 있다.
오진혁(31, 현대제철), 임동현(26, 청주시청), 김법민(21, 배재대)이 나서는 남자 대표팀과 이성진(27, 전북도청), 기보배(24, 광주광역시청), 최현주(28, 창원시청)가 출전하는 여자 대표팀 선수들이 금빛 화살을 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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