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크볼러'에 철저히 농락당한 롯데, 해법 찾아라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07.29 11: 35

"노경은도 포크볼이 주무기인데 분명 직구는 절반도 안 던질 것이다".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앞둔 28일 잠실구장. 롯데 김만윤 전력분석요원은 "롯데 타자들은 알려졌다시피 공격적인 투수들한테는 강하고 살살 꼬득여 방망이를 유인하는 투수한테는 약하다. 전날 이용찬이 그랬던 것처럼 노경은도 분명히 직구를 별로 안 던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알고도 못 친다는 말이 딱 맞았다. 롯데는 28일 경기에서 산발 5안타에 그치며 0-2로 패배를 당했다. 이로써 롯데가 두산을 상대로 이틀동안 뽑은 점수는 단 1점, 3연전 첫날 이용찬에게 완벽하게 제압당한 롯데는 노경은 역시 공략하는데 실패했다.

이번 3연전에서 두산 투수들은 롯데를 상대로 마음먹고 변화구 위주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특히 포크볼을 주무기로 한 투수들이 차례로 등판, 롯데 타선을 농락하고 있다. 첫 날 8⅓이닝 1실점을 기록한 이용찬은 전체 투구수 95개 가운데 직구를 45개, 포크볼을 34개 던지며 롯데 타자들의 방망이를 유도했다. 이밖에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조금씩 섞어 보여주기 식으로 던졌다.
공격적인 성향의 롯데 타자들과 상극이 바로 포크볼. 두산과의 경기에서 제구가 제대로 된 포크볼이 들어오면 롯데 타자들은 과감하게 방망이를 돌렸고, 이는 헛스윙 아니면 땅볼로 그치기 일쑤였다. 강민호만이 27일 이용찬의 포크볼 실투를 공략, 솔로포로 연결시켰을 뿐이다.
그래서 롯데 타자들은 28일 경기에선 포크볼에 대한 준비를 철저하게 해 왔다. 그러자 노경은은 포크볼 대신 슬라이더의 비중을 높이는 볼배합을 선택했다. 94개의 투구수 가운데 노경은은 직구를 17개밖에 던지지 않았고 대신 투심 패스트볼을 30개 던졌다. 그리고 슬라이더를 25개, 포크볼 14개, 커브 8개씩 던졌다. 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범타를 유도하고 포크볼로 삼진을 낚는 볼배합이었다. 3회 선두타자 정훈은 슬라이더로 삼진을, 2사 만루에서는 홍성흔에게 결정구 포크볼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노경은이 내려가고 홍상삼이 올라온 8회, 롯데는 다시 포크볼에 철저하게 당했다. 무사 1루에서 조성환-손아섭-홍성흔 세 명의 타자가 포크볼에 연속 헛스윙 삼진을 당한 것이다. 손아섭이 삼진을 당한 뒤 낫아웃으로 출루에 성공했고, 박종윤은 홍상삼의 포크볼을 잘 골라내 볼넷을 얻었지만 2사 만루에서 강민호가 내야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롯데는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롯데는 이틀동안 두산 마운드를 '알고도 못 쳤다'라는 말이 생각 날 정도로 공략하지 못했다. 이제 3연전 마지막 날 김승회를 상대하게 됐다. 직구-슬라이더 두 개의 구질로 타자를 상대하던 김승회는 지난해 중반부터 포크볼을 장착, 재미를 보고 있다. 이날도 두산 배터리는 최대한 변화구를 통해 롯데 타선을 피해가는 피칭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후반기 심각한 타선침체를 겪고 있는 롯데. 유인구를 많이 던지는 투수를 상대할 때는 기다림의 미학이 필요하다. 결국은 선구안을 바탕으로 침착하게 기다려야 한다. 좀처럼 안 맞는 방망이에 조급해져 있는 롯데 타자들이 3연전 마지막 날에는 두산 배터리와의 수싸움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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