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통증 無' 정대현,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어"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07.30 10: 40

'핵잠수함' 정대현(34, 롯데)의 1군 복귀가 임박했다.
SK 와이번스의 세 차례 우승을 이끌었던 정대현은 지난해 12월 롯데와 4년간 총액 36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거인 마운드의 든든한 수호신으로 기대를 모았던 정대현은 2월 21일 일본 오사카 대학병원에서 왼쪽 무릎 수술을 받은 뒤 재활 훈련에만 몰두했다.
정대현은 29일 두 번째 라이브 피칭을 소화했다. 윤학길 2군 감독을 비롯한 2군 코칭스태프는 정대현의 투구를 지켜본 뒤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정대현은 오는 31일과 내달 2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2군 경기에 등판해 최종 점검에 나설 계획.

29일 오후 김해 상동구장에서 만난 정대현에게 근황을 묻자 "염종석 코치님과 김종훈 트레이너님의 헌신적인 도움을 받으며 열심히 재활 훈련에 몰두했었다"고 대답했다.
정대현은 수많은 인터뷰 요청에도 정중히 사양했었다. 이유는 단 하나.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고 싶었기에. "인터뷰에 응할 때가 아니라 몸을 만들어야 할 시기였다. 몸을 완벽하게 만든 뒤 제 역할을 하고 여유가 있을 때 인터뷰를 하는 건 나쁘지 않지만, 준비도 되지 않았는데 인터뷰를 하는 게 좋지 않았다".
윤 감독은 "정대현은 자기관리가 철저한 선수이니까 컨디션에 대한 부분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정대현의 자기관리 능력에 박수를 보냈다.
정대현 역시 "통증이 전혀 없다"고 만족감을 표시한 뒤 "현재 상태에서 100% 공을 던지기는 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내가 느끼는 건 경기에 나갈 수 있는 몸이 100%라면 지금은 80% 정도"라고 설명했다.
'무릎 수술 이후 어깨 및 팔꿈치 상태가 좋아졌을 것 같다'는 물음에 정대현은 "나 같은 경우에는 꾸준히 공을 만져야 하는데 수술 이후 2~3개월 동안 공을 만지지 못해 팔을 다시 만드는데 시간이 걸렸다. 지금은 만족스럽다"고 대답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정대현의 복귀 시점에 관한 물음마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심지어는 "정규 시즌에 던지지 못한다면 준플레이오프 때 많이 던졌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대현이 최상의 컨디션을 끌어 올릴 때까지 믿고 기다리겠다는 게 양 감독의 생각.
이러한 양 감독의 배려는 정대현에게 큰 힘이 된다. "감독님께 되게 감사드린다. 이곳에 와서 보여 드린 것도 없는데. 어떻게 보면 빨리 가서 경기해야 하는데 정말 감사드린다". 믿음에 대한 책임감도 크다. 정대현은 "감독님께서 좋게 말씀해주시고 시간을 주시는 만큼 1군에 복귀하면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성배, 이명우, 최대성 등 롯데 계투진의 과부하 조짐이 조금씩 감지되고 있다. 정상 컨디션을 회복한 정대현이 1군 계투진에 가세한다면 그야말로 숨통이 트인다.
한화 2군과의 경기에 두 차례 등판할 예정인 정대현은 "5~6차례 등판한 뒤 그때 되면 완벽해지지 않을까. 오늘 두 번째 라이브 피칭이었는데 처음 던질땐 바닷 속에서 던지는 느낌이었다. 몸이 너무 무거웠다. 투구 이외의 훈련을 하려고 했었는데 날씨도 그렇고 몸도 무거워 그러지 못했다. 오늘은 그나마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대현은 앞으로 1세이브만 추가하면 역대 13번째 100세이브의 주인공에 등극하게 된다. 하지만 그는 100세이브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아무 의미가 없다. 전혀 의식하지 않고 있다. 그런 걸 따지는 스타일이 아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혁혁한 공을 세운 정대현은 "야구가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제외된 게 아쉽다"면서 "대학교 3학년 때부터 대표팀에 참가했었는데 돌이켜 보면 올림픽이 가장 좋았던 것 같다. 기억에 많이 남고 항상 재미있었다. 그리고 기간도 가장 길었다"고 추억을 떠올렸다.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뒤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승선을 바랐던 정대현은 "솔직히 내년 WBC에 가고 싶은데 개인적인 욕심"이라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가 WBC 대표팀 승선에 의욕을 보였던 이유는 올 시즌 성적이 좋으면 자연스레 팀 승리에도 이바지하는 것이기에 그렇다. "꼭 가고 싶었는데 뜻하지 않게 다쳐 쉬고 있다 보니 그러한 욕심을 많이 버렸다".
국제 대회 경험이 풍부한 정대현은 "국제 대회에서는 선수의 나이와 경험을 떠나 당시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가 가는 것이 좋은 것 같다"며 "나 또한 처음부터 경험이 많았던 건 아니다. 그러한 경험은 자신감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젊은 선수들이 한 번 가서 경험을 쌓으면 금방 좋아진다. 류현진(한화), 윤석민(KIA), 김광현(SK) 역시 처음부터 잘 했던 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대표팀 참가를 고사하는 건 결코 아니다. 대표팀이라는 게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아니까.
마지막으로 정대현에게 후반기 각오를 물었다. "각오를 언급하는 걸 좋아하는 편이 아닐 뿐더러 롯데에 와서 무슨 말할 입장이 안 된다. 내가 동료 선수들과 팬들에게 할 말이 없게 돼 버렸다. 말보다 내 몸을 잘 만들어 내가 가진 공을 던지고 경기하면서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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