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시작" 은퇴까지 생각한 추승우의 대반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08.04 09: 30

역시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한화 외야수 추승우(33)가 깜짝 반전을 연출하고 있다. 추승우는 올 시즌 처음 1군에 등록된 지난 2일 잠실 LG전에서 결승타 포함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신고식을 치르더니 3일 대전 SK전에서도 2루타, 3루타를 연속해서 작렬시키며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2경기이지만 8타수 3안타에 무려 6타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추승우의 깜짝 활약에 한화도 3연승을 내달렸다. 
청주기공-성균관대 출신으로 1998년 2차 12번 전체 95순위로 LG에 지명돼 2002년 프로 데뷔한 추승우는 2008년 한화로 팀을 옮기며 빛을 봤다. 그러나 지난해 19경기 출장에 그치며 1군 전력에서 배제되기 시작했다. 올해도 스프링캠프에 제외돼 잔류군에 남아 시즌을 준비했다. 7월까지 1군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다. 

어느덧 나이는 만 33세. 추승우는 은퇴를 생각했다. 특별이 아픈 곳도 없었는데 지난 6월초부터 7월초까지 한 달간 2군 퓨처스리그에 나오지 않았다. 그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2군에 1년을 보내며 많이 힘들었다. 이제 야구를 관둬야 하나 싶었다. 그때 한 달간 야구를 하지 않고, 앞으로 뭘 할까 고민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그는 7월10일부터 다시 2군 경기를 뛰었다. 주위의 한 번만 더 해보라는 진득한 설득 때문이었다. 추승우는 "그때 정영기 2군 감독님과 강석천 타격코치님이 힘을 주셨다. '절대 끈을 놓지 마라', '언젠가 기회가 한 번 올 것'이라고 격려하고 용기 주신 덕분에 다시 야구를 할 수 있게 됐다. 두 분께 정말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 1군에서도 코치와 동료들이 전화를 걸어와 "조금만 더 참고 하자", "해볼 수 있을 때까지 해보자"고 격려해준 것도 큰 힘이었다. 
속으로는 힘들었지만 그는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 올 겨울 잔류군 훈련 때부터 그는 후배들의 모범이 되는 선배로 그 누구보다 성실하게 훈련했다. 그를 지켜본 구단 관계자는 "승우 같은 선수가 잘 되어야 한다. 정말 열심히 한다. 2군에서도 어린 선수들이 승우의 자세를 보고 많이 배운다. 우리팀이 절대 승우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라고 했다. 
야구의 끈을 놓지 않은 그에게 결국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2일 무려 338일 만에 1군에 등록됐고, 연이틀 맹활약하며 꿈같은 반전을 연출했다. 그는 "나도 이렇게 칠 줄 몰랐다. 정신이 없다"면서도 "방송 인터뷰를 하는데 솔직히 눈물날 뻔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다시 하겠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벼랑 끝에서 주위의 따뜻한 격려에 용기와 희망을 얻은 추승우. 깜짝 활약을 연출하며 한화의 반전 드라마 새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그의 야구는 이제 다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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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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